◎만찬때 재계북대표 만남 주선/체류 73시간 분단위 준비… 북 숙소엔 평양과 직통전화/각국 외신도 큰 관심… 「프레스카드」 발급조정 애먹어○반공 현수막까지 철거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추구하고 지속적인 접촉이 가능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최소한 이번 회담이 10월16일의 제2차 평양회담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북측 입장을 가능한 한 배려하겠다는 입장.
정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1일 의제선정이나 토론에서 ▲북측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제안에 비중을 두며 특히 교류협력분야에 치중할 계획. 또한 동구개방이나 한소접근,개방조류 등 북측을 자극할 용어나 화제는 가급적 피하기로 했으며 통일로와 서울시내의 반공 현수막도 철거하기로 결정.
남북 고위급회담의 우리측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전략기회단(팀장 송한호통일원장관)은 이날 이러한 분위기조성 원칙을 마련하고 오는 5일 있을 우리측 기조연설을 최종 점검했다.
회담내용과는 별도로 행사장 준비ㆍ보안등은 관계기관이 주축이 된 행사통제단에서 담당하는 데 북측 대표단이 우리 지역으로 4일 상오 10시부터 7일 상오 11시까지 73시간을 분단위로 세분해 안내ㆍ의전ㆍ수송ㆍ통신ㆍ경호 등의 계획을 준비.
실무적 준비와 함께 강영훈총리는 이날 과천에서 열린 공직기강확립을 위한 장ㆍ차관 연찬회의 개회식에만 참석하고 곧바로 대화사무국에 나와 대표단및 실무자들과 회담대책을 숙의하는 등 주말을 전폐한 상태.
○북측,시내관광 거절
○…북측 대표단의 서울 체류일정은 4일 서울도착 이후 우리측 김용환책임연락관과 북한측 최봉춘 책임연락관의 수시접촉을 통해 세부적으로 확정될 예정.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북한측은 4일 상오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 도착한 후 우리측으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등 간단한 환영행사를 마친 뒤 낮 12시께 숙소인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도착,자신들끼리 점심식사를 할 계획.
북한 대표단은 판문점 도착직후 도착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
대표단은 첫날 숙소에 도착한 뒤 강총리 주최의 만찬때까지 외출을 하지 않고 호텔내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
당초 우리측은 남는 시간에 남산타워,백화점,남대문시장 등 시내관광을 제의했으나 북측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제외하고는 거절했다는 후문.
북한이 이처럼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려는 것은 이번 회담이 크게 부각되는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있으나 10월 평양회담에서 우리 대표단이 여러 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
○여야 정치인 초청 검토
○…북한측은 연락관접촉에서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등 재계주최의 만찬을 거절하는 등 재계와의 공식접촉을 거부했으나 정부는 이번 기회에 실질경협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북측 대표단과 재계인사들이 만나는 기회를 마련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
이를위해 우리측은 강총리주최의 만찬때 정회장등 재계인사가 북측 대표단중 김정우대외경제사업부 부부장과 같은 자리에 앉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중.
한편 4일의 강총리 주최만찬에는 우리측에서 정부ㆍ재계ㆍ남북관계 인사들이 초청되며 5일 고건서울시장 만찬에는 학계ㆍ문화계등 각계 인사와 평범한 서울시민들이,6일 국회의장주최 만찬에는 주로 여야 정치인들이 초청될 것이라는 후문.
○「씨받이」 배제될 듯
○…정부는 북측 대표담에 우리 영화도 보여줄 계획. 지난달 30일 책임연락관 접촉에서 북측이 우리의 예술공연관람을 요청했으나 준비등에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영화관람으로 대신했다는 후문.
정부는 문화부의 추천을 받아 영화를 결정할 계획인데 「아제아제바라아제」 「씨받이」 등을 내정한 상태. 다만 「씨받이」의 경우 선정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어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편.
○…정부는 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한 프레스센터를 인터콘티넨탈호텔내에 3일 하오 3시부터 7일 하오 5시까지 개설할 예정.
호텔 2층에 설치될 총 2백76평 규모의 프레스센터는 내신ㆍ외신ㆍ북측 기자실로 구성되는데 이 안에는 취재편의를 위해 국내 언론사간 전화 23회선,일반전화 44회선,국제전화 15회선,팩시밀리 5대,영문타자기 10대,모니터TV 4대,복사기 2대,판문점 직통전화 2회선 등이 가설될 예정.
한편 북한기자실과 북측대표단 숙소 등에는 평양과의 직통전화 23회선을 가설.
○…북측 대표단의 최봉춘책임연락관은 이날 상오 우리측 김용환책임연락관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통보한 취재기자명단중 1명이 사정에 의해 불참할 것이며 그대신 3명의 기자를 추가하겠다』고 통보.
이에따라 북측 취재기자의 인원은 당초 남북 쌍방이 합의한대로 50명이 채워진 셈이며 북측 대표단 일행은 총인원 90명으로 최종 결정.
○소 기자 4명 취재신청
○…이번 회담이 분단 45년 만에 남북 고위당국자간 만남으로 통일을 향한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세계언론의 관심도 서울로 향하고 있다.
공보처는 회담장 취재를 신청해온 외신들의 교통정리에 무척 고심하고 있다. 현재 서울상주 외신은 60여 매체에 1백20여명이며,내한했거나 내한키로 확정된 외신은 40여매체에 80여명을 넘고있다. 회담직전에는 내한외신 기자들이 1백20여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여 상주특파원까지 포함했을 경우 2백40여명에 달하게 돼 외신에 배정된 프레스카드 1백20장으로는 태부족한 실정. 공보처는 서울상주 외신사에 60장의 프레스카드를 주기로 하고 이를 지난달 31일 통보.
이에따라 이날 하오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클럽에서는 크리포드 외신기자대표(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특파원) 주재로 긴급회의를 갖고 일본 33명,구미 27명으로 인원을 조정했다는 후문.
이번에 내한하는 외신기자중에는 노태우대통령과의 인터뷰를 4차례나 하고 한소 정상회담 특집을 다룬 바 있는 뉴스위크의 동경지국장 마틴씨를 비롯,ABC뉴스의 리트케 홍콩특파원등 유명기자가 많다. 또 소련의 코스텔라디오기자 4명과 헝가리의 마레겔신문 외신부장 페헤르씨도 취재를 신청,눈길.<정광철ㆍ이영성기자>정광철ㆍ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