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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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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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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화된 오늘의 세계에서 언론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때문에 언론은 그 특유의 사명감과 직분의식으로 때때로 사상ㆍ국경ㆍ적대관계의 장벽조차 넘으며 그 활동영역을 넓힌다. 엊그제 국내에서도 AFKN을 통해 미국 CBS의 앵커맨 댄ㆍ래더가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후세인과 특종회견하는 모습을 우주 중계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어찌보면 오늘의 중동사태는 미국과 이라크간의 무력대결이기에 앞서 언론홍보대결이 먼저 불꽃튀는 듯 격돌하고 있는 것만 같다. 부시대통령이 후세인 제거라는 뻔한 속셈을 감춘 채 골프나 낚시를 즐기는체 하는 것이나,후세인이 중동제패의 야심을 감춘 채 서방 인질소년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을 방영케 하는등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언론매체를 선용하면서도 때때로 언론을 탓하고 화풀이도 하는 게 한편으론 정치인의 보편적 속성이기도 한 모양이다. 이번에도 백악관측은 부시의 심기를 전하는 듯 『미국 매체들이 이라크측을 응원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ABC앵커맨 테드ㆍ코펠은 이같은 불만에 대해 『현지보도는 언론의 직분』이라고 응수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한다. ◆우리 정치인들도 걸핏하면 언론을 탓해왔고,과거 독재정권들은 언론을 교묘히 장악해 마음대로 홍보조정을 한적도 있었다. 그 버릇이 남은 탓인지 앞서 여권의 어느 젊은 실력자는 제2의 정국개편구상 등을 터뜨려 정국을 소연케하다 입장이 난처해지자 언론의 침소봉대탓으로 돌려버려 시비거리가 된 적도 있었다. 또 여당의 최고위원중에서도 『공해 제1호는 언론』이라는 극언을 한 사람도 있었다. ◆결국 오늘의 세계는 국내정치는 물론이고 중동사태와 같은 중대사에서마저 언론을 통해서 간접대화와 담판이 이루어질 정도가 되었다. 이처럼 필요불가결하고 유용한 존재인 언론의 책임은 크고,일손도 아울러 바빠졌다. 하지만 지도자나 정치인의 잘못된 말과 판단,무능한 대처와 야기된 결과마저 결코 언론이 책임질 수는 없는 법이다. 언론은 높은 식견과 바른 자세를 갖추고서야 비로소 그 속이 환히 보이는 투명한 보물상자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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