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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제재ㆍ실리 동시 추구/OPEC 석유증산합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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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제재ㆍ실리 동시 추구/OPEC 석유증산합의 안팎

입력
1990.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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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땐 수요감소 일방적 이익 안된다”계산/이란등 “위기해소는 우리몫 아니다”반발 후유증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29일 산유량 증산에 합의함으로써 유가급등과 이에 따른 「제3차 석유위기」의 우려는 일단 사라지게 됐다.

OPEC 13개 회원국중 이라크와 이란,리비아 등 3개국을 제외한 10개국이 합의한 전체 및 각국별 증산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인한 부족분인 1일 4백50만배럴에 조금 못미치는 3백만∼3백50만배럴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급등세를 보이던 세계 유가는 일단 진정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앞으로 돌발적인 사태가 없는한 배럴당 21∼25달러선에서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OPEC의 증산합의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반대의사와 세계여론에의 동참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지만,보다 중요한 점은 이번 조치가 OPEC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란 점이다.

유가는 OPEC대 국제석유자본(메이저)간의 줄다리기가 아니라 OPEC내부의 문제이며,앞으로 세계 산유량의 OPEC점유율이 늘어나게 될 상태에서 현재와 같은 유가상승은 자신들의 이익을 오히려 해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OPEC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40% 수준에서 95년께에는 52∼5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같은 판단은 지금의 상태로 보아 70년대와 같은 석유파동은 절대 없을 것이며 설사 파동이 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과거와 같이 산유국들에 일방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석유부족분은 전세계 소비량의 7.4%로,제1차 파동때의 2.7% 및 제2차때의 5.7%에 비해 월등하지만 가격 상승폭은 1,2차때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 특징.

이는 곧 각국의 석유의존도 저하 및 대체에너지 개발등에도 이유가 있지만 소비국의 원유비축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78년의 경우 원유비축분은 1억6천9백만배럴,79년엔 2억5천7백만배럴 등이었지만 올해는 무려 9억8천5백만배럴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점은 이란이 석유공급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31일 파리에서 회의를 갖는 서방의 국제에너지기구(IEA)와 OPEC의 공동회의 개최를 제안한데 대해 IEA측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일축한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OPEC는 유가를 적정한 선에서 유지시키는 것이 곧 자신들의 이익이라고 보고 있으며,그 선은 배럴당 21∼25달러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OPEC가 증산을 한다 하더라도 현상태가 지속될 경우 석유부족분은 2.5%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3% 정도의 부족분은 평상시에도 나타나는 수준이라고 낙관적이나 문제는 소비자들의 심리상태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아 석유가 2% 부족하면 가수요등을 중심으로 소비역시 2%가 늘어 실제로는 4% 부족의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미국등 주요소비국이 OPEC의 증산없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음에도 OPEC로 하여금 증산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OPEC이나 OPEC의 불안정은 곧 유가의 불안을 가져와 선진국들도 편치만은 못한 상태다.

OPEC는 지난 7월말에 이어 이번에도 표면상으론 단합된 면을 보였지만 분열상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까지 악화되었다.

부국과 빈국,친서방과 반서방 등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인 선이 회원국들간에 확연해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이란 이라크 알제리 리비아 등은 급격한 유가상승으로 인한 위기해소는 OPEC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제3세계에 대한 외채해결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뿐 더러 이들은 충분한 비축량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와 베네수엘라 아랍에미리트 등은 석유부족은 곧 세계적인 수요감소를 가져와 산유국의 손해로 귀결된다는 논리를 폈다.

이들은 이것이 70년대의 경험이라고 내세웠다.

이러한 양극 사이에서 중간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은 석유부족분 일부만의 보충을 주장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사데크ㆍ부세나 OPEC의장의 말대로 OPEC 창설이후 최대의 위기를 가져왔으며,그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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