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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전승」가능한가/강경일변 주춤 협상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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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전승」가능한가/강경일변 주춤 협상론 고개

입력
1990.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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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협상 일축불구 제3자 중재관심/「후세인 제거」후퇴 「장기적 무력화」포석/상황변화 없고 속전속결론도 강해 부시 고민2차대전의 명장 더글러스ㆍ맥아더는 『승리만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손자,클라우제 비츠 같은 동서의 대전략가들은 『싸움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으뜸』이라고 설파했다. 이라크의 사담ㆍ후세인과 대치하고 있는 부시 미 행정부는 페르시아만과 사우디아라비아 파병등 일단 힘의 포석이 구축됨에 따라 외교에 의한 「부전승」획득을 기대,케야르 유엔 사무총장ㆍ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회담 등 자천타천의 일련의 협상중재 노력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워싱턴 정가에는 미ㆍ이라크간의 막후협상설 등이 나돌아 매스컴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군소지 「뉴스데이」지가 29일자 신문에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의 철수와 외국시민 석방의 대가로 유엔제재 철회,페르시아만에의 접근 보장,쿠웨이트 지역으로 돌출해 들어간 루마일라 유전 지배권,미ㆍ일 오일협정회담 개최 등을 요구하는 비밀제의를 했다고 보도,조그만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터트와일러 국무부 대변인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강력부인하고 있으나 호먼ㆍ포파덕 백악관 부대변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기를 거부하면서 현재 이집트,요르단,사우디의 지도자들이 중재를 시도하고 있고 또한 아랍연맹과 유엔의 철군요구 결의안 등이 이미 채택된 점을 지적,『백인백견이 나오고 있다』고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그는 특히 『백악관은 사담ㆍ후세인 대통령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줄 용의가 있다』며 『모든 채널이 열려있다』고 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사담ㆍ후세인의 「대화」제의를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고 얼마쯤 지난 뒤에나 협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거부하던 때와는 달리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주에 들어서도 상ㆍ하 양원 브리핑등 기회있을 때마다 ▲쿠웨이트 철수 ▲망명왕정의 복귀 ▲사우디 불침 ▲미국등 외국시민의 보호 등 4개항의 요구사항(유엔결의안)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되풀이 했다.

토머스ㆍ파커링 유엔주재 미대사는 유엔결의안은 「의무사항」이므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라크ㆍ쿠웨이트간의 현안문제였던 페만도서 양도문제,이라크의 전쟁부채 면제 등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신축성을 보이고 있다. 또 브렌트ㆍ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철군의 시기ㆍ방법 등의 문제만이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부시 행정부에 입장의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점령 쿠웨이트문제에 관한한 사담ㆍ후세인의 입장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확고부동하다. 그는 쿠웨이트철수 불가를 되풀이 하고 있고 급기야 28일에는 이라크의 제19번째주로 선포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주부터는 60여개 외국공관의 철수를 강요,미국등 잔류국의 공관에 대해서는 수도ㆍ전기를 끊는가 하면 외부와의 출입을 차단,고사작전에 나서 미ㆍEECㆍ일본 등과 심각한 외교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쿠웨이트가 이라크령이라는 사실을 인정토록 강요하는 억지다.

이렇게 보면 미ㆍ이라크 사이에는 현안의 문제해결에 전쟁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라크의 부단한 대화요구에 미국은 제3자를 통한 대화지만 일단 외교에 기회를 주기로 했다. 미국은 대화의 분위기조성에 노력하는 흔적을 보이고 있다. 사담ㆍ후세인을 「중동의 히틀러」「거짓말쟁이」라고 인신공격을 했던 부시 대통령은 최근 들어서는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인상이다. 사담ㆍ후세인도 개인적 비방을 삼가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이 『미국의 대 이라크정책은 사담ㆍ후세인의 제거가 아니라 제지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사실.

부시 대통령은 전 파나마실력자 노리에가에 대해서 했던 것과 똑같이 사담ㆍ후세인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축출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쿠데타나 암살의 묘사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지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의 정책목표는 쿠웨이트로부터 철수다. 일단 굴복시키면 그 다음에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후세인을 견제,그를 전복시키지 않고도 중동의 강자로서의 사담ㆍ후세인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부시 행정부의 속마음은 당초에는 유엔결의안 4개항의 관철을 넘어 사담ㆍ후세인의 제거와 이라크군의 구조적인 무력화에 있었다.

미국언론이나 여론의 대다수는 이를 지지했고 지금도 상당수가 이에 성원하고 있다. 상원내에서 외교에 영향력이 가장 큰 공화당의원인 루가(인디애나주)같은 이는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그를 실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헨리ㆍ키신저 전 국무장관같은 여론형성자들도 속전속결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이라크의 화학병기,핵무기개발연구소,미사일기지 등 주요 군사프로그램을 백지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후환을 키우는 것보다는 현재 사담ㆍ후세인과 그의 강력한 이라크군을 제거하라는 강경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쿠웨이트 망명정부 등도 이에 동조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여기에 대해 어떤 공약도 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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