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학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단순히 고등교육기관이란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대학교육의 질은 그대로 우리 사회의 내용으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수많은 기대와 주문을 대학에 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학 스스로가 이런 향상을 위해 부단히 달라져야하는 일이다.진정한 의미에서 우리의 대학교육사는 40년을 갓넘은 만큼 일천하다는 것을 1백% 감안하더라도 장년의 나이값을 한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허술한 구석들이 많다. 우리의 대학실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로 저래가지고서야 어찌 고급두뇌를 길러내는 대학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곳이 허다하다.
양적인 팽창만 거듭해온 대학들은 겉모양새만 그럴듯할 뿐 강의실과 실험실ㆍ도서관과 장서등은 접어두고라도,학생들에게 학문을 전수할 대학의 가장 핵심적 요체인 교수들마저 법정수를 갖추고 있는 대학이 거의 없는 정도다. 오히려 20년전보다 교수대 학생 차율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70년도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평균 1대21명이던 것이 89년에는 1대35명으로 뒷걸음질쳤고,이른바 일류대학에서마저도 학과당 교수가 5∼6명에 지나지 않으면서 한해에 수십명의 학사를 양산하고 있으며 대학원 강의까지 겸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전임강사자리에 한번 오르면 연한에 따라 부교수,교수가 자동적으로 되고 65세 정년까지 보장되다보니 구태여 뼈를 깎는 자기발전노력을 하는 교수가 과연 얼마나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요인은 여러가지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첫째는 교수의 학문적 깊이와 연구열의,그리고 교수로서의 사명감과 천직이라는 자부심일 것이다. 훌륭한 스승없이는 출중한 제자가 양성될 수 없다는 것은 양의 동서와 고금을 가릴 것 없는 불변의 진리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우수한 국내외 교수인력을 확보해 대학에 무상공급하는 「브레인ㆍ풀」제를 도입하겠다는 문교부의 계획을 우리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브레인ㆍ풀」제는 얼른 생각해봐도 지나치게 안정화되어 있는 교수분위기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이것이 기성의 대학교수들에게 자기분발을 하게 하는 촉매제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선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고 본다.
외국에 있는 우리의 고급두뇌를 끌어와서 선진국의 첨단학문을 우리 대학교육에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 우수한 실력으로 학위를 따왔으면서도 국내대학들의 배타주의나 동문절대선호경향때문에 가르쳐야할 교단을 얻지 못해 사장되고 있는 젊은 우수두뇌들을 활용함으로써 대학발전은 물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문교부는 기존교수들의 반발이 있더라도 실천에 옮겨야할 것이다. 또한 1백25개의 대학을 동시에 다같이 질적 향상을 시키려는 과욕보다는 학교나름의 개성을 살리면서 사회적 수요에 광범위하게 부응하는 대학,영재와 수재들을 받아들여 최고수준의 인력을 기르는 대학,연구중심의 대학등 뚜렷한 개성을 가진 대학으로 구분해서 육성하는 대학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브레인ㆍ풀」제도 일률적인 강요보다는 필요한 대학에서 활용토록 하는 융통성있는 운영을 해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그리하여 이도저도 아닌 대학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도태될 수도 있게 해야만 대학다운 대학이 출현하게 되리라고 우리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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