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유보 북의 속사정/“2개 조선 반대” 그동안 명분깨질까 우려/소 압력ㆍ유엔가입 문제걸려 응할 가능성/구체합의는 기대난… 모양 갖추기 될 듯남북 고위급회담 개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북한이 보여온 일련의 태도가 회담개최에 다소 부정적 전망을 던져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제정세나 북한의 내부적 필요성등으로 미루어 볼 때 고위급회담이 예정대로 9월4일 서울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남북 관계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28일 열린 책임연락관 접촉에서 우리측이 제시한 북측대표단 체류일정에 대해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30일 3차 접촉에서 확실한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북한의 주장을 대체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측이 회담무산을 목적으로 엉뚱한 제의를 하지 않는 한 구체적 체류일정등은 실무문제로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고위급회담의 개최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다만 전반적인 대내외 상황과 연관지어 북한의 결정을 예측해 볼 수 있을 뿐이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예비회담에서 합의서에 서명을 해놓고도 계속 회담개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정부관계자들도 북한측의 외교부성명,노동신문사설,유엔안보리서한 등을 통한 잇단 경고성 발언들을 고위급회담 기피를 위한 명분축적용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어왔다.
북한은 특히 고위급회담이 개최될 경우 그동안 「2개 조선」 불가라는 명분아래 우리 당국을 인정치 않았던 기존논리가 수정된 것으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을 원치 않는 기본입장에도 불구,대내외적으로 회담에 응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속사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북한은 현재 소련측으로부터 유형무형의 상당한 개방압력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은 자체개혁및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긴장완화의 필요성으로 북한의 개방ㆍ개혁을 강력히 유도하고 있으며,이에따라 대북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개방과 한반도 안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야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또한 우리측이 북방외교를 가속화하고 유엔가입에 대한 국제적 지지기반을 확충해감에 따라 유엔가입문제를 저지해야할 긴급한 과제를 안고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서방은 물론 소련ㆍ루마니아 등 사회주의 비동맹국가들도 유엔의 보편성원칙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유엔가입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유엔가입여건은 점차 성숙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고위급회담에서 유엔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내세워 우리의 유엔가입 추진을 저지해야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회담자체는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회담이 개최되더라도 북한이 실질적 성과보다는 모양갖추기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회담을 통한 관계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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