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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야 이라크제재놓고 분열상

입력
1990.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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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진스키­뷰캐넌 무력 반대,베이커도 협상선호/키신저 “속전속결”주장… 체니­파웰은 「신중한 강경」미국의 조야가 이라크에 대한 군사제재방안을 둘러싸고 적전 분열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여부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이번 공방전은 좌우파와 강온파가 서로 뒤섞인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과거 매파로 이름을 날렸던 패트릭ㆍ뷰캐넌 전 백악관 공보비서와 진ㆍ커크패트릭 전 유엔주재 미 대사 등이 미국의 대 이라크 무력사용을 반대하는 「비둘기파」로 변신해 버렸다.

또 램지ㆍ클라크 전 법무장관이나 즈비그뉴ㆍ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 같은 인사들도 역시 미국의 무력개입을 반대하는 소위 「신고립주의」진영에 합류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은 헨리ㆍ키신저 전 국무장관.

이른바 「신보수진영」을 이끌고 있는 키신저씨는 『미국은 이미 전쟁의 길에서 되돌아 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너서고 말았다』며 이라크에 대한 속전속결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 행정부내에서도 딕ㆍ체니 국방장관과 콜린ㆍ파웰 합참의장 등이 「신중한 강경파」로 분류돼 있는 반면,페르시아만 사태 이후 매스컴에서 모습을 감춰버린 제임스ㆍ베이커 국무장관을 비롯한 국무성내 중동 전문가들은 협상에 의한 해결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매스컴들도 이들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최근 사설을 통해 속전속결을 주장하는 강령론자들을 「성급한 매파」라고 규정하고 부시 행정부는 이들의 견해를 무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탄탄하던 공화당과 민주당간의 협조무드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클레이븐ㆍ펠 상원 외교위원장등 민주당내 일부 의원들은 이번 작전에 동원된 미군의 규모가 턱없이 큰데다 일본등 우방국들의 지원이 너무 미미하다는 점등을 들어 미군의 페만 장기체재 채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또다른 민주당 인사들도 이번 사태를 다루는 부시 대통령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이들 민주당 인사들의 눈에는 특히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70년대초 이란 인질사건때 카터가 취했던 행동과 정반대되는 행동만을 골라서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중동사태를 다루는 부시의 솜씨가 『카터보다는 한수 위』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다.

미국인들은 이번과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대체로 초반에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다.

그러나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게 되면 대통령이 취하는 조치에 대해 일일이 명분을 따지고,자신들에게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면 등을 돌린다.

페만에서의 무력개입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월남전 이후 최대규모의 병력을 파견한 미 행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저울질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다.〈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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