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시를 칭찬하고 나섰다.지난해 7월 발족이후 토지공개념 금융실명제 전ㆍ월세 파동 등 크고 작은 일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는데 앞장서온 경실련이 당국을 칭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실련에 의하면 서울시는 그동안 도시빈민문제의 하나로 꼽혔던 서울 서초동 대법원및 검찰청사 부지의 비닐하우스 철거와 관련,처음으로 「철거민의 입장」에서 대책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당초 서울시는 철거대상 8백여가구에 대한 거주기간등 자격심사결과 3백82가구에만 영구임대주택 입주자격과 함께 입주때까지의 주거대책으로 가구당 3백만원을 융자해주고 나머지에게는 「대책없이 철거」키로 했으나 자격심사에서 탈락한 주민들의 진정을 재심사,81가구에 추가로 영구임대주택 입주자격과 주거대책을 마련키로 했으며 재심에서 탈락한 주민들에 대해서도 서류를 보완해오면 구제해 주기로 방침을 세웠다는 것이 경실련이 서울시를 칭찬하는 이유이다.
즉 서울시는 비닐하우스 주민중 어쩔수없이 이곳에 살게된 주인과 투기꾼을 실제 조사를 통해 구분,오갈데없는 빈민들에 대해서는 구제를 하고있으며 이들에 대해 영구임대주택 입주 허용등 근본적인 주거대책을 마련,지금까지와는 달리 대책없는 철거를 지양했을뿐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재심을 거듭,탈락자 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와관련된 보도자료를 내면서 서울시의 방침을 지금까지의 철거민 대책과는 달리 『합리적이고 인간주의적인 행정조치로서 빈민의 어려움을 최대한으로 배려하면서 문제를 해결코자하는 매우 획기적인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경실련은 서울시가 투기꾼 등으로 밝혀지거나 현행규정상 주거대책을 마련해줄 수 없는 입주자에 대해서는 29일 강제철거키로 한 방침을 세운데 대해 『사전예고 없는 기습 철거는 전면 부당한 조치』라며 사회저명인사등으로 인간방벽을 만들어 철거를 저지키로 했다.
칭찬할 것은 칭찬하되 그른 것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서초동 비닐하우스를 포함,앞으로 빈민지역 철거문제가 과연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는 없으나 서울시의 이번 방침이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경실련의 칭찬을 받은 조치가 행정의 정도인지의 여부를 가리기에 앞서 서울시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시책을 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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