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가 올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가 증가함은 사고가 자꾸 대형화한다는 것을 뜻한다.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에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9% 늘어난 셈이다. 다친 근로자까지 합하면 산재에 의한 피해자는 6만4천명에 이른다니 놀랍기 짝이 없다. 재난이 심한 사업장은 호황을 누리는 건설현장과 제조업분야라고 한다. 고층화와 기계화로 인한 위험부담이 많고 감전과 폭발등의 사고로 희생이 대형화된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재는 일본과 견주어보면 거의 5배에 가깝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 원인은 뻔하다. 근무자세의 해이와 안전대책의 소홀탓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된 말처럼 산업현장에서도 이 설마병이 재앙을 부른다. 여기다 안전에 대한 감각마저 무디어져 피해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장 안타깝고 슬픈 것은 물론 인명피해이지만,재산 손실도 가볍게 넘길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작년의 손실액이 1조8천억원으로 GNP의 1%에 해당한다니 그 규모를 쉽게 알 만하다. 이 액수는 88년보다 23%가 껑충 뛴 셈이다.
산업장의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이 있다. 이 법엔 사업주와 근로자의 의무를 나란히 밝혀두었다. 즉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사업주에게 있고,근로자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법으로 엄격히 규정해도 정작 근로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산업의 정밀화와 기계화로 위험요소는 자꾸 늘어만 간다. 사용주들은 근로자에게 숙달의 훈련을 가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는 모험은 오히려 생산성의 저하만 가져온다.
근로자들도 안전수칙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근로자 스스로의 부주의와 등한으로 생기는 산재는 자신이 예방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근로자가 자초하는 산업재해는 시력등 신체적 장애요인과 더불어 정신건강상태도 직업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따라서 산업장의 안전점검에 못잖게 자기점검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윤화왕국의 오명을 남기고 있다. 게다가 산재왕국의 치욕과 불행마저 얻게 된다는 것은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안전제일」이 구호로 끝나서는 안된다. 안전의식만이 생명의 수호자임을 거듭 강조해 두고자 한다.
사회전반에 번진 해이감을 하루빨리 물리치고 긴장의 의지를 높여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매사를 적당히,등한하게 지나가려면 반드시 그에 알맞는 피해를 입게 된다. 모든 사업장이 안전으로 무장한다는 각오가 절실히 요구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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