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가 자극 않기 위해 전면에 안나서/방독면 지급도 유보… 후세인 책략 제동【카이로=김영환특파원】 이스라엘정부는 최근 그동안 논란을 벌여왔던 이라크공격에 대비한 전국민의 방독면 공급계획을 유보하고 적절하고 필요한 때 군이 보유하고 있는 방호장비를 분배키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모사드등 국제첩보전에서 명성을 떨쳐온 이스라엘의 정보기관들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조기예언하는 데 실패한 가운데 페르시아만의 전쟁에 이스라엘이 연루될 가능성을 없애고 동시에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능력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로 분석할 수 있다.
이츠하크ㆍ샤미르총리는 전국민을 향한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라크가감히 우리를 공격한다면 이라크의 책임자들은 우리의 대응이 어떠리라는 것을 알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은 페르시아만의 위기에 결코 말려들지 않고 자신의 분쟁을 국제사회의 분쟁으로,이스라엘과 아랍의 대결로 바꾸려는 사담ㆍ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책략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입장은 또 이스라엘이 전면에 나설 경우 현재 이라크에 대항하고 있는 온건한 아랍국들과 미국의 「동맹」이 동요될 가능성에 대비한 배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라크가 온건아랍국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아랍권의 지원을 획득키 위해 자국에 새로운 제2의 전선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때문에 이스라엘정부는 이라크군이 요르단에 진입할 경우 이에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누차 경고해왔다.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라크와의 완충지대이다.
샤미르총리는 이스라엘의 이익이 요르단의 안정과 후세인국왕의 적절한 통치를 필요로 한다고 완곡하게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이라크 양국은 역사의 전력으로 보아 싸음이 이익이 된다면 언제라도 싸울 수 있는 나라들이다.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방법에 대해 아렌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라크가 미사일에 화학무기를 장착하지 않고 대신 항공기에 의해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엇갈리는 분석은 이라크 항공기들이 이스라엘의 정교한 방공망을 뚫고 침투할 수 없으므로 미사일을 이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때문에 조기경보와 신속한 억지조치가 필요하나 이에 대처하는 정보기관의 신뢰도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라크와 공유하는 국경없이 군대이동이나 무기배치에 대한 정보수집이 어려우며 정찰비행도 불가능해 정보수집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패는 전술적인 조기경보의 실패가 아니라 최근 페르시아만의 적절한 상황을 평가함에 있어 만성적인 무능력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80년 9월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했을 때 이스라엘 군사정보기관은 이라크군 10분의1이 1주일내에 죽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8년뒤에 이란이라크전의 극적인 종식에 놀랐으며 종전뒤 군사력의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현재 사활의 중요성을 지닌 요르단에 대해서도 정보평가는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후세인 요르단국왕이 맹방인 이라크의 사담ㆍ후세인대통령을 지지하는 대중들의 지원에 의해 통제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반해 군부내에선 국왕이 여전히 충실하고 효율적인 군부와 정보ㆍ보안기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라크군을 요르단으로 끌어들이거나 왕좌를 상실케할 이스라엘 공격은 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와 이스라엘의 적대행위는 그 무대가 요르단일 가능성이 짙다. 그럴 경우 왕국은 쿠웨이트가 사라지듯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공공연하게 중동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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