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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눈 대결」 앞둔 듯 폭풍 전야/페만사태를 보는 미국의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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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눈 대결」 앞둔 듯 폭풍 전야/페만사태를 보는 미국의 기류

입력
1990.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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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직원 철수불허 더 분노/명분갖추기ㆍ준비로 개전 지연/전면전 대세속 일부선 “경제봉쇄로 기다리자”개전의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페르시아만사태는 마치 폭풍의 전야다. 쿠웨이트 주재 외국공관들에 대해 강제폐쇄령을 내린 이라크도 폐쇄 시한인 25일 상오 8시30분(한국시간 25일 하오 2시30분)을 넘기고도 단전ㆍ단수조치만을 취했을 뿐 물리적 행사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며,미국도 「주권침해」라고 선언은 했지만 방아쇠는 당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의 위협에 정면도전하고 있는 미국은 이날로 2중의 모욕을 겪었다. 미국은 이라크의 쿠웨이트대사관 폐쇄요구를 정면거부하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나다니엘ㆍ하웰대사 등 핵심직원 10명만 남기고 나머지 대사관요원및 가족 1백여명을 쿠웨이트를 떠나 바그다드를 통해 요르단으로 빠지도록 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쿠웨이트 대사관 잔류직원이 함께 출국치 않으면 출국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 바그다드에서 1백명의 출국을 막았다. 당초 이들의 출국은 이라크당국에 의해 승인됐던 것. 나중에 가족중 부녀자의 출국은 허용키로 했지만,부시행정부는 이라크의 국제법을 위반한 이러한 임의적인 행동에 의외로 차분히 반응하고 있다.

말린ㆍ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우리는 어떠한 조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부시대통령의 말을 다시 인용했으며 리처드ㆍ바우처 국무부대변인은 『이라크정부에 강력항의했다』고 말하고 출국정지는 국제법 위반이며 출국이 거부된 미국시민들과 1백명의 미 외교관및 그 가족들의 신변안전과 복지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되풀이 말했다.

행정부측의 어조는 변한 것이 없으나 매스컴의 반응은 긴장의 강도가 급등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해야 하는가』라는 현안의 최대 이슈에 찬반론을 내세웠고 미 CNN TV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키로 결정했다면 군사적인 옵션은 무엇이 있는가』라고 헨리ㆍ키신저,알렉산더ㆍ헤이그 전국무장관들과 제임스ㆍ슐레진저 전국방,에너지성장관,스탠스필드ㆍ터너 전CIA국장 등 전직고위 각료들과 대담을 가졌다.

그러지 않아도 미국은 파병결정이후 3주째 사우디파병및 군의 현지훈련,파병군인들의 처자식과 남편과의 작별,예비군의 현역응소,페르시아만 출동함대의 사격훈련 등등으로 전쟁분위기가 미 전역의 안방으로 전달되고 있다.

사담ㆍ후세인은 「잔인하고 광적인 괴물」이 돼 있다.

그는 명작서부극 「하이눈」(정오)에서 보안관(게리ㆍ쿠퍼)에게 부하갱들과 함께 보복총격전을 벌이다가 게리ㆍ쿠퍼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만기출옥의 갱두목이다. 갱두목은 마지막 대결에서 보안관의 애인(그레이스ㆍ켈리)을 인질로 하고 「총알방패」로 삼았으나 그녀가 뿌리치는 사이에 허점이 노출,게리ㆍ쿠퍼의 속사탄이 꽂힌다.

사담ㆍ후세인은 미국 여론사이에 「제거돼야 할 판문명인」으로 낙인찍혀있다. 후세인의 쿠웨이트 점령,사우디 위협,미ㆍ영ㆍ불ㆍ서독시민들의 「인질화」,「억류」되고 있는 외국시민(영국)들과의 인터뷰,쿠웨이트소재 대사관들의 폐쇄령,미 외교관및 그 가족들의 출국금지 등등 정치ㆍ경제적 이해관계의 상반은 물론 문화적으로도 공존이 어려운 이질적 존재로 돼 있다.

미국국민의 70%이상이 부시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병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지지도는 『현 부시보다는 반후세인』의 감정이 강한데서 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희생을 최고화하면서 후세인을 제거하거나 이라크군을 무력화시킬 것인가다.

미국인들은 대다수가 『부시대 후세인의 「하이 눈」』이 올 것으로 보고있다.

우선 후세인과의 결전방식에서 미국의 주도하에 유엔의 합동결전론이 맞서고 있다. 헨리ㆍ키신저 전국무장관은 유엔을 통한 집단제재는 시간이 많이 수요되고 누수의 가능성이 크므로 국내외의 지지여론이 식지 않은 때에 미 단독으로라도 조기결전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제임스ㆍ슐레진저 전국방장관,터너 전CIA국장,알렉산더ㆍ헤이그 전국무장관들은 유엔과의 협동결전론을 지지하고 있다. 헤이그 전국무는 단독군사작전을 하는 경우 사우디만의 한정 방어를 주장하고 대이라크공격은 현지 상병력으로는 군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능한 한 경제봉쇄로 굴복시킬 것을 주장하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터너 전CIA국장은 이를 전폭 지지했다.

슐레진저 전국방이나 크라우 전합참의장은 군사적 옵션은 중동파병 군사력을 더 증강시킨 뒤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정치적인 협력을 위해 의회와 충분히 협의,양해를 구할 것을 촉구했다.

미ㆍ이라크간의 「하이 눈」이 언제 닥칠지 예측키 어렵다. 대사관의 폐쇄강행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시행정부로서는 서둘 이유가 없다. 현재 해병대 4만5천여명의 주력부대와 장비,또한 미 제24기계화 보병사단의 MI전차 같은 중형장비를 적재한 방대한 규모의 전투및 수송선단(헬리콥터 항모 이오지마호 등 13척)이 이달말께는 사우디에 도착한다. 또한 오는 9월4일(노동절) 국회가 개원한다.

대형선단이 도착하면 사우디파병 미 지상군 병력이 10만명을 상회한다. 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과 수적으로도 필적하게 된다. 중동의 미 군사력은 현재의 세력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어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미 군사력은 공격성을 띠게 된다. 부시대통령도 가능한 한 유엔의 협력을 획득,제3세계 특히 아랍권의 여론 화살을 피하려는 계산이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소요되는 경우 단독작전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신저 전국무장관은 이번 대이라크대결은 단순히 석유의 지배권문제가 아니라 21세기에서의 미국의 역할이 걸려있다고 했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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