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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 굴복뿐… 협상 안한다”/부시 전략의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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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 굴복뿐… 협상 안한다”/부시 전략의 속셈은

입력
199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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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회복ㆍ후세인 제거가 목표/석유 영향력ㆍ지도력 부각 노려/“중동정책 「인질의 인질」될 수 없다” 여론지지 상승부시 미 행정부는 21일 이라크의 협상제의를 또다시 즉각 거부했다. 이라크는 이날 사담ㆍ후세인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에 보내는 공개서한과,타리크ㆍ아지즈 외무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페르시아만 사태와 기타문제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지금까지 보다는 강력한 협상의사를 나타냈다.

이라크는 3번째가 되는 이번 제의에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는 이스라엘의 아랍점령지 철수 및 시리아의 레바논 철수와 연계돼야 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불침공을 공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라크가 이날 새로 언급한 것은 적절한 이익의 보장이다.

이라크는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석유의 가격은 수요에 의해서도 결정된다』고 지적,서방측이 우려하는 것과 같은 석유쇼크는 유발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또한 미국,영국 등 서방선진국의 민감한 문제가 된 「인질 방패작전」을 미국등 관련국들의 전쟁도발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조처라고 합리화했다.

부시 행정부는 사담ㆍ후세인의 이같은 협상제의를 말린ㆍ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매일 듣는 소리』라고 간단히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입장은 유엔결의안과 같다. 유엔은 이라크를 침략자로 낙인찍고 쿠웨이트로부터의 무조건 완전철수를 요구했다』고 떠올리고 『유엔결의안을 준수하는 테두리안에서만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협상자세는 이라크가 큰 상처를 입지않은 현상태에서 협상을 하는 경우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이다.

부시 행정부의 중동파병 목적은 「원상회복」이라고 명시돼 있다. 4개항의 요구가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이번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사담ㆍ후세인의 제거와 이라크군의 거세다. 뉴욕 타임스지의 칼럼니스트 플로라ㆍ루이스는 『이제 선택은 후세인 대통령과 대결할 것이냐,수용할 수 있는 타협안을 모색할 것이냐가 아니라 도전을 지금 받아들일 것이냐,나중에 훨씬 불리한 상황에서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에 붙잡혀온 파나마의 노리에가에 대해서 그랬던 것처럼 후세인의 제거를 공공연히 고무했고 이라크군에 대한 강타는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월남전 이후 최대의 군사력을 동원,이라크군을 무력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가 진정으로 의도하는 전략적 목표는 「원상회복」에 「알파」를 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후세인의 제거와 이라크군의 무력화라는 「알파」를 선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중동지역의 석유자원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확고히 해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냉전이후」시대에 있어서 「미국의 지도력」을 부각시켜 주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봉쇄 ▲군사압력 ▲외교적 고립 등으로 사담ㆍ후세인이 굴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내 소수여론은 『미군의 사우디 파병은 과잉반응이 아닌가』『중동석유는 막대한 대가를 치르며 지킬만한 것인가』『수천명의 사상자를 낼 위험을 안고서 이라크를 공격해야 할 것인가』『쿠웨이트 왕정을 꼭 복귀시켜야 하는가』『인질들을 희생시켜야 하는가』 등 부시의 정책에 강한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다수의 미국 여론은 부시 대통령의 대 이라크 강경정책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부시가 이라크의 미국시민 「인질화선언」에 대해 카터 대통령과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카터의 과오를 재연치 않겠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시민의 안전과 복지에 대한 책임은 이라크가 전적으로 져야 한다』고 엄중 경고했다.

이는 중동정책을 「인질의 인질」로 만들지 않겠다는 것인데 상당한 여론이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 대응책에 동조하고 있다.

미 지상군의 사우디 파병을 지지하는 여론(미 BBC방송 조사)이 지난주의 60%에서 74%로 높아졌고,이라크의 쿠웨이트 축출을 위해 필요한 조처를 다해야 한다는 의견도 66%에서 76%로 올라갔다. 미 국민들 다수는 부시 대통령 지지에 결속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협상할 이유가 없다. 『경제제재가 고통을 주고 그리고 시간이 좀더 지난 뒤에야 협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부시 대통령의 입장이다. 협상이 아닌 이라크의 굴복,그것이 부시가 원하는 것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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