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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위기…경제전반 “위협신호”/자생력잃은채 속락…6백선붕괴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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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위기…경제전반 “위협신호”/자생력잃은채 속락…6백선붕괴 눈앞에

입력
1990.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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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비 34% 폭락… 사회문제로/기업 돈줄막혀 투자 손도 못 대/당국 단견·정책방황이 하락 더 부채질최근들어 주가가 연일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며 밑도끝도 없이 곤두박질하자 증시붕괴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당국은 물론 여야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도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인식,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묘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소팔고 논판 돈이나 집을 날리는 투자자들이 속출,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경기회복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기능이 크게 위축,기업들이 제대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되자 기업들의 설비투자및 기술개발투자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가뜩이나 침체된 경기및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데 부담을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종합주가지수 6백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6백일 경우 연초대비 34%나 하락한 셈이며 지난해 4월 1천7에 비해서는 무려 40%나 폭락한 것이다.

주당 평균가도 지난히 4월의 2만7천원대에서 1만5천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증시주변자금 상황도 바닥권을 헤매고 있어 증시가 자생적으로 회복하기 불가능한 상태이다. 지난 5월말 현재 1조4천억원대였던 고객예탁금은 1조1천억원대로 급감한 반면 공급물량 압박요인인 미수금및 미상환융자금은 1조원대에서 1조2천억원대로 늘어나 고객예탁금을 웃돌고 있다 특히 신용담보 유지비율 1백%이하로 떨어져 주가폭락의 주범으로 작용하는 깡통구조가 1만개에 육박,추가적인 주가폭락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증시의 장기침체로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기업들이 증시를 통해 조달해 간 자금은 7조3천억원에 불과,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6%나 격감했다.

은행의 여신규제,증권사의 회사채 인수기피,단자사의 여신억제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은 증권당국의 기업공개및 유상증자 제한조치로 일부는 1차부도를 내는등 파산직전까지 이르고 있다.

호재에는 둔감하고 악재에는 민감한 전형적인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는 증시는 우선 중동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정부가 중동사태를 이유로 증시대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투자자들도 바닥권 인식에도 불구,매수를 멈춘 가운데 실망매물만 출회되고 있다.

그러나 중동사태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하나의 원인일 뿐이고 오늘의 위기국면은 증시내부의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초래됐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우선 증권당국이 공급조절 정책에 실패,물량이 과다하게 공급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업공개및 유상증자규모는 14조원으로 88년 7조원,87년 1조원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으며 이중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주는 지난 해 8조7천억원으로 86년 3천억원에 비해 무려 29배나 급증했다. 여기에 미국·일본과는 달리 기관투자가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침체시 증시지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증시의 기반인 정치·경제적 여건이 안정되지 못한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정책의 오류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경제정책이 자주 바뀌어 투자자들의 불신풍조가 만연됐다. 특히 지난해 말 12.12조치는 투신사들의 주식과 다보유를 초래,지금과 같은 침체국면에서 투신사들이 탄력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느 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또 지난 3월의 증권주 신용허용조치는 최근의 악성외상매물 대거출회를 불러들였다. 또 상장기업 대주주들이 물타기 뻥튀기 등의 변칙적인 방법으로 무리하게 증시자금을 빼돌린 것도 증시수급 불균형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종합주가지수 6백선 부근에서 단기반등의 가능성이 있으나 별다른 증시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맥없이 무너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증시부양책이 제시되지 않는 데 따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증안기금은 매수여력이 부족하고 투신사는 자금난으로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급히 정리해야 할 미수및 미사환융자 매물들은 매도시점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6백선 부근의기술적 반등세가 의외로 강세를 보일 수 있고 증안기금도 필사적으로 개입,6백선이 쉽게 붕괴되지 않을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으나 많은 관계자들이 현재 추세라면 주식시장은 바닥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증시부양책이 얼마만한 강도를 갖고 적기에 나와 주느냐에 증시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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