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열세로 콩수요 급감/3대 소득원 잃은 농민 치명타/정부 차액보상등 계획… 재정부담 과제대두유 대두박등 콩관련제품들이 내년부터 수입자유화돼 국내기간작목인 콩생산기반이 일거에 붕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수입자유화정책에 따라 그동안 수입개방된 농산물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량이 미미해 관련 농민에게 대규모의 직접피해를 주지않는 것들이었으나,콩관련제품은 콩이 국내 1백10만농가가 재배하는 제1의 밭작물인데다가 생산비등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국내산이 절대적으로 뒤떨어져 내년부터 시장이 개방되면 생산농민에 치명적인타격과 함께 관련산업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11일 농림수산부등 관계당국과 농업관련단체에 따르면 정부의 91년 수입자유화예시 품목에 대두유(콩기름) 대두박(콩깻묵)이 포함돼있어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내년 1월1일부터 이들 콩제품수입이 완전개방된다. 이들제품은 올해까지 콩과함께 쿼타제로 수입이 제한되고 있다.
물론 콩이 수입자유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콩이 그 자체로서보다는 거기서 짜내는 콩기름,기름을 짜고 남은 콩깻묵등이 식용유ㆍ된장ㆍ간장ㆍ두부등 가공식품원료 또는 사료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대두박 대두유의 수입자유화는 사실상 콩을 수입자유화한 것과 같은 영향을 국내에 끼치게 된다고 관계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산 대두유ㆍ대두박은 외국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형편없이 열세여서 수입자유화가 될 경우 국내 관련업체들이 그동안 사용해온 국내산을 외면하고 값싼 외국산을 사용할것이 분명해 국산콩수요가 급속히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간장ㆍ된장등의 원료로 흔히 쓰이는 대두박의 경우 국산가격은 ㎏당 2백60원으로 현재 쿼타제로 수입되는 외국산의 국내도입가격(1백70원∼1백90원)에 비해 평균 30%가 비싼 실정이다. 이는 국산콩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7배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업전문가들은 국내콩 생산기반이 내년부터 무너지기 시작,앞으로 2∼3년후에는 완전히 와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우리농업작물의 상당비중을 차지했던 밀ㆍ목화등이 수입자유화로인해 생산기반이 붕괴,밀의경우 자급도가 지난 65년 27%에서 지난해 0.1%로 떨어진 것처럼 콩도 순식간에 자급도가 밑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농가주요소득원으로서의 기능도 상실,농가가계에 막대한 타격을 줄것으로 예상된다는것.
콩은 국내 생산곡물중 쌀ㆍ보리를 제외하고는 농가의 가장큰 환금작물. 지난해의 경우 재배면적은 20만2천㏊로 쌀에이어 두번째이며,생산량기준으로는 30만3천톤(2백20만섬)으로 쌀ㆍ보리에 이어 3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콩의 생산기반이 흔들릴 경우 농업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몰고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콩은 웬만한 토질이나 기후조건에서도 잘자라 농민이 다른작물에 비해 큰 일손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기 때문에 콩을 심지못하게 될 경우 이를 대체할 작목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콩재배지역에 채소ㆍ특용작물등이대체작물로 집중 재배될 경우 생산과잉등으로 농산물 가격폭락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콩이 갖고 있는 독특한 토질비옥기능(뿌리혹 박테리아배양)을 고려할때 콩재배면적이 줄어들면 농토의 지력도 급격히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는것.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콩제품수입자유화로 국내 콩재배농가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액보상제도,콩수매량증대등을 계획하고 있으나 이경우 엄청난 재정부담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량의 36.1%인 9만7백톤을 수매했는데,현재 4만1천톤가량의 재고처리 문제에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같은 충격이예상되면서 정부 일각에서는 수입자유화 예시계획을 번복하더라도 자유화를 유보시켜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나 미국등의 압력과 대외신용추락등을 고려,실행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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