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것만도 다행”안도 한숨/인도ㆍ비인 비행기타려 아비규환○…20일 하오9시25분(이하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퀸알리아 국제공항에 은빛태극날개가 모습을 보이자 피신했던 우리교민 2백70여명은 18일간의 충격과 공포가 일순간에 사라진듯 안도의 숨을 내쉬며 환호성을 올렸다.
교민들은 쿠웨이트→이라크국경을 넘을때마다 무장군인들의 총부리에 전율을 느꼈으며 10여시간씩이나 걸리는 수속과 사막볕에서 수시간씩 주유를 기다릴때는 입에 침이 마르더라고 전했다.
○…대한항공기가 암만공항에 도착하자 일부 암만시내 호텔에 투숙중이던 교민들은 50여명씩 버스편으로 공항으로 나와 수속을 마치고 21일 상오3시 서울로 출발했다.
한일은행 쿠웨이트 주재원 김정훈씨(45) 일가는 『15일 쿠웨이트를 출발,3박4일만에 암만에 도착 대한항공기를 탔다』며 『자동차도 암만시내에 버리고 3년4개월동안 생활해 모은 재산을 버리고 떠났지만 너무좋고 벅차다』며 감격해 했다.
김씨의 부인 은경씨(42)는 『살아 나온것만 해도 다행이다. 서울에 간다는 것때문에 그동안 총소리 박격포소리에 놀란가슴이 진정됐다』며 좋아했다.
대림산업 쿠웨이트지점장 김진서씨(34)는 『5년동안 바그다드에 근무하고 세금정산을 위해 혼자 남아있다 난을당해 회사공금 등 30만케디(1백만달러)를 잃고 귀국해 씁쓸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현대건설 밀카브현장 작업반장 김영수씨(51)는 『내가 귀국하는 것은 말할 수 없이 기쁘나 아침방송을 들으니 알루아시드 요르단국경이 막혔다는데 쿠웨이트에 있던 동료직원 7명의 안부가 큰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에 근무하던 서상덕씨(52)는 『14년동안의 사업체를 모두 버리고 몸만 빠져나와 퇴직금 4천만원과 은행예금을 찾지못해 앞으로 생계가 막연하다』며 『전쟁이 끝나면 쿠웨이트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대식씨(48ㆍ유공가스 시험부장)는 지난1일에 쿠웨이트에 입국,메르디앙호텔에서 잠자다 대포소리와 LMG소리에 잠을깨 나가보니 현관에 거총한 군인들이 있어 지하실로 대피했다 탈출했다는 것.
손씨는 쿠웨이트 왕궁주변에도 포탄이 날아와 아파트가 무너졌고 2일부터는 전화도 불통됐다고 전했다.
○…요르단 현지공관 관계자는 『이라크에는 6백12명,쿠웨이트엔 96명의 교민 및 공관직원ㆍ현대건설직원ㆍ가족 등이 남아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암만 퀸알리아 국제공항에는 인도인ㆍ한국인ㆍ필리핀인 등 수천명이 공항대합실을 가득 메운채 귀국비행기를 기다리느라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었다.<암만=김영환ㆍ송대수기자>암만=김영환ㆍ송대수기자>
◎탈출교민등 백57명 귀국
쿠웨이트를 탈출한 교민 18명 등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지역 교민 1백57명이 20일 하오8시26분께 대한항공8023 특별기편으로 귀국했다.
특별기는 이날 상오6시15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서 쿠웨이트교민과 현지교민 등 83명을 태운뒤 바레인에서 74명의 이 지역교민들을 합류시켜 귀국했다.
귀국자들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지역에 근무하는 대림산업 등 현지진출 건설업체 직원 및 가족들이며 정창호씨(31ㆍ대권도사범) 등 지난13일 국경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에 체류중이던 쿠웨이트교민 18명도 포함돼 있다.
정씨 등은 지난13일 상오5시30분께 리게이에 있는 쿠웨이트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6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이날 낮12시20분께 국경을 넘었으며 사우디북부 리카브의 현대건설현장 숙소에서 1박한뒤 리야드ㆍ사모이의 현대건설현장 숙소로 옮겨 7일간 머물다 귀국했다.
쿠웨이트교민 신일균씨(32ㆍ배구코치ㆍ쿠웨이트 자브리아거주)는 지난 5월24일 휴가차 가족과 함께 귀국,가족들을 한국에 남겨둔채 지난6월 혼자 쿠웨이트로 돌아갔다가 다시 가족을 만나게 됐다. 신씨는 『5백90여명에 이르는 쿠웨이트교민 대부분이 이라크가 발급해준 비자로 요르단으로 빠져나온 상태』라며 『현재 쿠웨이트에는 10여명미만의 한국인이 남아 재산문제 등을 정리하며 출국날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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