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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레대표 실종 7일째/청평호서 빈차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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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레대표 실종 7일째/청평호서 빈차 인양

입력
1990.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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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4천만원 갖고 집나가/폭력배등과 12일 호텔 투숙/「이전」 살해­부도관련 자살위장 잠적등 수사【가평=이충재ㆍ고재학기자】 수십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무학성카바레대표 오창식씨(44ㆍ서울 강남구 개포1동 179)가 지난10일 현금 4천만원을 소지하고 혼자 승용차를 타고 집을 나간 뒤 승용차만 14일밤 경기 가평군 외서면 호명리 청평호강물에 빠진채 발견됐으나 7일째 실종,경찰이 행방을 찾고 있다.

경기도경과 가평경찰서는 20일 유흥업소이권을 둘러싼 폭력조직이 오씨를 납치ㆍ살해한 뒤 차는 수심이 깊은 호수에 버렸거나 오씨가 최근 사업체부도 등으로 스스로 잠적했을 가능성 등 다각적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외출 2일후인 지난12일 하오9시께 87년 서진룸살롱사건의 진석파 행동대원으로 검거돼 징역2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출감한 양모씨(29)와 서울 영동일대의 유흥업소에 과일을 공급하는 정모씨 등 2명과 청평나이아가라호텔에 함께 투숙,1박한 뒤 나간 것을 밝혀내고 이들이 오씨 실종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찾고 있다.

▷외출◁

오씨는 지난10일 하오9시께 이날낮 은행에서 인출한 현금 5천만원 가운데 4천만원을 가지고 가족들에게는 『강릉에 다녀오겠다』며 서울0 가5176호 검정색 볼보승용차를 손수 운전하고 나갔다.

오씨는 11일밤 『강릉인데 별일없느냐』고 집에 전화를 걸어온 뒤 13일하오까지 매일 1차례씩 가족들에게 안부전화를 했다.

이때까지도 가족들은 오씨가 1년에 3∼4차례 행선지만 말하고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 이번에도 강릉을 다녀오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차량발견◁

지난14일 하오9시40분께 청평호 나이아가라호텔쪽 방갈로에 있던 최모씨(21)가 호수건너편 도로에서 승용차가 헤드라이트를 켠채 10여m아래 강물로 곤두박질하는 것을 목격했다.

최씨는 『청평댐상류 1㎞지점인 승용차추락지점까지 보트를 타고 가보니 차뒷범퍼부분을 제외하고 승용차가 물에 잠겨있어 되돌아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지점이 낭떠러지이고 서치라이트 등 장비가 없어 이날밤 수색을 포기하고 15일상오 빈승용차만을 인양했다.

승용차안 운전석밑에서 오씨의 것으로 확인된 구두한켤레와 넥타이 1개,오씨가 소지하고 다니던 가스총 1정,선글라스 1개 등이 발견됐다.

승용차에는 자동차열쇠가 꽂혀있었다.

경찰은 당초 밤길비포장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운전부주의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잠수부 5명을 동원,19일 하오까지 사체수색작업을 하다 익사자는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작업을 중단했다.

사고지점은 비포장도로로 노폭이 4m에 호수쪽으로 길옆공간이 3∼4m더 나있으며 호명리에서 청평댐을 잇는 호수 외곽도로이다.

이 도로에는 추락사고를 예방키위해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으나 승용차는 가드레일이 없는 30∼40m사이로 추락했다.

▷수사◁

경찰은 나이아가라호텔종업원과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편 결과,오씨가 지난12일밤 평소 이 호텔에 자주 드나들던 진석파 행동대원 양모씨 등 2명과 호텔에 투숙,1박한 뒤 13일 하오3시께 같이 나간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에따라 양씨 등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오씨가 다이아몬드가 박힌 1천8백만원짜리 롤렉스시계를 차고 거액을 갖고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금품을 뺏기고 살해됐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승용차운전석 창문이 3분의1정도 열려있고 뒷유리가 충격으로 깨져있었던 점으로 보아 범인들이 오씨를 살해,다른 곳에 유기한 뒤 기어가 자동변속인 이 차의 기어를 「중립」이나 「주행」상태로 놓고 운전자없이 강물에 밀어 넣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오씨의 카바레가 최근 운영난을 겪어 11억원가량의 부도가 난 사실을 밝혀내고 자살을 위장,잠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오씨주변◁

전북 김제가 고향인 오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모대학야간학부에 입학했다 2년중퇴한 뒤 모국영기업체 총무과에 근무했다. 오씨는 82년 퇴직금으로 영동에서 룸살롱을 차리면서 재산을 모아 점차 사업을 확장해 지난5월 무학성카바레를 24억원에 인수했다.

오씨는 무학성카바레외에도 이태원의 모디스코테크의 지분 30%를 갖고 있으며 강남 유흥가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

오씨가족들은 오씨가 가족들과 청평에 놀러 갔을때도 국도만을 이용해 왔으며 운전솜씨가 능숙한 점으로 보아 사고지점에서 강물에 추락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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