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ㆍ영광 보선 「황색바람」 여전할까/평민 「공천=당선」 장담속 총재낙점 경쟁치열/민자 14대 총선 겨냥 호남 교두보 확보 안간힘○…밀입북사건으로 재판에 계류중인 서경원의원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오는 24일로 예정되면서 정가의 관심이 서의원 지역구인 전남 함평ㆍ영광의 보궐선거에 쏠리기 시작하고 있다. 서의원은 작년 6월28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돼 지난 4월20일 2심에서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받고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행 국회의원선거법은 현역의원이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즉시 의원직이 자동상실되며 의원직 상실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90일이내에 보선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서의원이 24일 유죄로 확정될 경우 늦어도 11월22일이내에 선거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선거 18일전에 선거공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11월4일이전에는 각 당의 후보가 결정되어야 한다.
함평ㆍ영광 보선은 13대들어 강원 동해,서울 영등포구,대구 서갑,충북 진천ㆍ음성에 이어 다섯번째가 된다.
○…평민당은 지역특성상 소속당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보궐선거가 사퇴문제 해결후에 실시되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사퇴정국의 와중에서 실시될 경우 선거참여의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은근히 유의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선거가 사퇴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실시된다고 해도 의원직 사퇴의 연장선상에서 선거불참을 선언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평민당 수뇌부는 당선된 뒤에 바로 의원직을 사퇴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확실한 의석 하나를 잃을 필요가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평민당은 서의원을 구속 다음날 바로 당에서 제명했지만 함평ㆍ영광지구당을 부위원장들로 하여금 계속 관리토록 해왔으며 중앙당에서 수시로 지원을 하는등 이곳을 현역의원 지구당과 다름없이 관리해오고 있는 중이다.
평민당이 당선을 기정사실로 해 선거참여 명분확보와 함께 신경을 쓰는 대목은 서의원이 확보한 득표율 74.4%보다 득표율을 높이고 공천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시키는 것.
따라서 관심이 김대중총재의 낙점에 쏠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공천장이 당선통지서라는 등식때문에 공천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고 벌써부터 당내외에서 10명정도의 자타천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먼저 거론되는 인사는 이 지역출신 3선 경력의 이진연씨(59)와 11대 의원인 이원형변호사.
이진연 전의원은 13대때 김총재와의 소원한 관계로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3당합당후 추진되고 있는 범동교동 세규합의 분위기에 편승하려 하고 있고 이원형 전의원은 4ㆍ26총선때 마지못해 서울 은평을에 출마해 불과 5백42표 차이로 떨어진 금배지의 꿈을 고향서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이진연 전의원은 평민당을 탈당한 상태이고 이원형 전의원은 지역구를 옮겼다는 사정을 각각 안고 있다.
당내 인사로는 당정책연구위원(국회 2급)인 안평수씨(43)와 민권국장인 김연관씨등이 거명되고 있는데 특히 안씨의 경우 야당에서 드문 경제통으로 서울 법대출신에 한국은행 13년 근무경력과 재학시의 운동권 이력등 「유망한 신인」으로 평가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의원의 구속이후 13대 공천과정에서 과연 후보의 자질을 면밀히 검토했는가라는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함평 영광부터라도 참신한 신인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등이 안씨의 입장을 강화시켜 주고 있는 대목.
그런가 하면 LA거주 재미실업가 황재선씨,대통령선거 당시 영광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김기수씨,영광에서 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서오씨등도 거론되는 인사들. 또 영광출신인 학계의 K씨와 함평출신인 실업계의 A씨등도 공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고 보궐선거 열기가 본격화될 경우 더 많은 지망생이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여 정작 선거보다는 공천경쟁이 더 열할 가능성마저 있다.
○…민자당은 이번 보선을 호남지역 교두보 구축의 시금석으로 삼겠다는 생각. 4ㆍ26총선 당시 황색바람에 휩쓸려 여당의 불모지가 된 곳에서 새롭게 여성 표를 일구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보선 자체의 의미나 승패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14대 총선의 전초전적 성격을 중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그러나 구 민정당시절인 지난해말 상대적으로 상승커브를 그리던 지역 여성여론의 향배가 민자당 출범이후 다시 점칠 수 없는 분위기로 됐다는 게 당지도부의 현실적 고민.
타지역과 달리 공천경합양상이 거의 없는 것도 이같은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당 수뇌부가 진작부터 『정당대결을 지양,인물싸움으로 몰고 간다』는 기본전략을 세운 것도 이 때문. 실제 단위농협장 선거나 최근 은밀한 여론조사 결과 지역발전등과 관련,여성 지지표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게 민자당의 주장이기도 하다. 민자당은 물론 당선이 우선 목표이긴 하나 13대 선거때의 큰 표차를 근접시키는 「사실상의 승리」로 합당에 대한 평민당의 공세를 약화 또는 희석시키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자당후보로는 2선 경력의 지구당위원장으로 12대때 정무장관을 지낸 조기상씨가 확실시되고 있다. 13대때 서의원보다 「황색바람」에 참패를 당한 조씨는 한때 지역구 관리를 거의 등한시해왔으나 지난해 서의원의 구속이후 지역구에서 살다시피 하며 보선에 대비해왔다. 영광출신인 그는 현지기관및 사회단체ㆍ불우시설 등 손을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게 주위의 설명이며 최근엔 「칠산개발 범군민추진위」의 실질적 추진자역을 맡기도 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선 참신한 새 인물영입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본인들 의사와는 관계없이 윤근환 전농수산부장관 문창수 전전북지사 이균범 전감사위원 등의 이름이 들먹여지고 있다.<이병규기자>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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