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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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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긴장을 높이고 있는 사담ㆍ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그의 위험한 도박을 합리화하기 위해 아랍의 전설이나 역사까지도 이용하는 모양이다. 기습,선동 등의 수법에 비추어 그는 이미 「네오ㆍ히틀러」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그래도 그는 스스로를 옛 바빌로니아의 네부카드네자르왕,12세기중엽 이집트에 있었던 이슬람계 아이유브왕조의 재상이었던 살라딘,금세기중반 이집트의 지도자였던 나세르등에 비유한다는 것이다. 네부카드네자르는 기원전 6세기 예루살렘을 공략하고 수천의 유태인을 바빌로니아로 강제이주시키고 나라의 번영을 지킨 군주로 전해진다. 전설상 유명한 바벨탑이 세워졌다는 것도 그 무렵이었다. ◆12세기 이슬람의 지도자 살라딘은 십자군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우고 십자군의 리처드 1세와 휴전협정을 맺고 예루살렘일대의 지배권을 확보한 인물. 56년 이집트 대통령으로 선출된 가말ㆍ압둘ㆍ나세르는 58년 시리아와 합병,아랍연합공화국을 선포한 아랍 통일론자였다. 61년 시리아는 다시 이탈했지만 후세인은 나세르의 무게에 편승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조지타운 대학의 로버트ㆍ한들리 교수는 후세인이 이라크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신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을 끌어낼 만큼 아랍 역사는 풍부하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이란과의 8년전쟁에서 피폐해진 이라크는 다른 아랍국들이 누리는 「석유에 의한 부」에 시샘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부유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성전이라는 게 후세인의 도발구실이다. 어쩌면 이번 중동사태는 인간의 탐욕과 어거지,정밀무기,심지어 아랍의 전설까지도 시험받는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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