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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참배」또 쟁점으로/일 총리ㆍ각료 “내년부터 재개”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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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참배」또 쟁점으로/일 총리ㆍ각료 “내년부터 재개”파문

입력
1990.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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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정당화”아주 각국서 반발/1급전범 7명 위패 봉안… 일 언론ㆍ야당서도 비난/한국등 의식 서명바꿔 「비공식적 공식참배」모색일본 정부가 총리와 각료들의 야스쿠니(정국) 신사 공식 참배를 재개하기 위해 사카모토(판본삼십차) 관방장관 직속의 사설간담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한국을 포함해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여러나라 국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계획은 2차대전 종전 45주년인 8ㆍ15 다음날 발표돼 일본 국내에서도 일부 언론매체와 야당 및 평화애호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 정부는 8ㆍ15 하루 전날인 지난 14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제국의 반발을 고려해 올해도 총리와 외무ㆍ관방장관의 공식참배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으나,불과 사흘만에 방침을 바꾸어 내년부터 참배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야스쿠니신사참배문제 간담회는 사카모토 관방장관의 제안으로 구성되는 것으로,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참여시켜 헌법에 위반되지 않고 외국의 반발도 적은 공식참배 방법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사카모토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가이후(해부준수) 총리도 『매우 좋은 생각이다. 잘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내심으로 참배의사를 갖고 있는 가이후 총리로서는 공식참배가 재개된다면 우익성향의 국민들로부터 또한번 점수를 따게 될 것이므로 반대할 의사가 없을 것이다.

이시하라(석원신웅) 관방차관은 이 계획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2차대전 전몰자 유족회로부터 참배를 공식화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원점부터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명분일뿐 총리와 각료전원이 공식참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시하라 차관이 『나라를 위해 희생당한 영령들을 마음 속으로 추도하는 것이 정치문제가 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외국의 간섭을 못마땅해 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도 강한 공식화의욕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2차대전 전몰자들의 영령을 봉안한 신사로 우리나라의 국립묘지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시하라 차관의 말처럼 자기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는 참배 행위는 자유이다. 사실 이웃나라에서 시비할 권리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곳에 2차대전 A급전범으로 처형당한 7명의 영령도 함께 봉안돼 있다는데 있다. 관동군 헌병사령관 육군장관 총리 등 화려한 경력의 전범 우두머리 도조ㆍ히데키(동조영기)등 28명의 2차대전 전범은 46년 연합군 군사재판인 이른바 「동경재판」에 회부돼 그 가운데 도조등 7명이 사형을 당했는데 그들의 위패가 이 신사에 봉안돼 있는 것이다.

그런 신사에 종전기념일을 맞아 일본 국민을 대표하는 총리와 각료들이 공식적으로 참배하는 모습이 한국과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투영될 것인가. 도조ㆍ히데키의 영령을 향해 합장하고 절하는 모습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군국주의적 경향을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은 피해자들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그러한 행위는 정치와 종교(신도)를 엄격히 분리함을 원칙으로 하는 일본 헌법의 정교분리 조항에도 위배된다. 그래서 전후 일본 야당과 평화애호단체들이 총리와 각료들의 공식참배를 반대해 왔다.

일본 고위관리들의 야스쿠니 참배욕은 거의 생리적이라 할 만큼 강하다. 전후 처음으로 공식참배한 총리는 95년 미키(삼목)였다. 당시의 관방차관이 지금의 가이후 총리였다는 것도 인연이라면 묘한 인연이다.

그후에는 85년 나카소네(중증근) 총리가 공식참배를 재개했다가 걷잡을 수 없는 해외의 반발로 곧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나카소네도 이번과 같은 간담회를 만들어 법적으로 위반되지 않는 참배방식을 연구토록 했었다.

두번 절하고 손바닥을 두드리고 또 절하는 신도식으로 참배하지만 않으면 종교행위로 볼 수 없다는 기묘한 참배방식을 택해 나카소네는 85년 8월15일 공식참배를 강행했으나 해외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한국 중국은 물론 소련까지도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었다.

그후 다케시타(죽하등) 총리와 가이후 총리는 공식참배를 보류해 왔으나 각료들은 참배를 계속했다. 작년 8ㆍ15에는 16명의 각료가 참배했으며 올해는 18명으로 늘었다. 명분은 비공식,개인(사인)자격으로 한다는 것이었지만 사실상 공식참배나 다름없었다.

공식이냐 비공식이냐를 구분하는 기준은 본인이 분명히 밝히는 것과 방명록에 서명하는 내용에 따른다. 「국무대신○○○」이라고 서명하면 공식참배요 「×× 대신○○○」이라고 직함을 밝히는 서명은 비공식이라는 해석이다.

올해 참배한 각료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참배하고 밝히고 서명도 「×× 대신○○○」라고 했다.

국내외의 강한 반발을 경험한 일본 정부가 또 공식참배를 재개하려는 것은 강한 국수주의사상의 발로이지만 이웃나라들의 반발이 없도록 하겠다니 간담회의 활동이 주목된다. 「영령에게 답하는 의원협의회」소속 참배 적극 지지의원들은 한일의원연맹을 통해 이해를 요청하겠다고 거들고 있다.

그러나 A급 전범 7명의 영령이 잠들어 있는 야스쿠니신사의 공식참배는 평지풍파를 몰고 올 것이 틀림없다. 도조ㆍ히데키라는 이름만 들어도 몸서리를 치는 피해당국 국민들은 그들의 영령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는 한 야스쿠니참배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동경=문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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