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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야통합 또 「역시나」 진통/15인협의기구 2차회담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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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야통합 또 「역시나」 진통/15인협의기구 2차회담 주변

입력
199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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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체제」 설전… 5시간 “허송”/재야 안도 무기력… 민주선 일시퇴장 소동/합당등록 토의 별도 소위 합의 겨우 체면○…17일의 야권통합추진 15인 협의기구 2차 회담은 5시간의 격론 끝에도 아무 결론을 얻지 못해 통합을 둘러싼 야권의 난기류를 새삼 실감케 했다.

협상이 시작될 때만 해도 김대중 평민총재의 「당대표 양보용의」 발언이 계기가 돼 합의점 도출이 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혹시나」하는 기대는 「역시나」하는 확인으로 끝나고 말았다.

결론이 나오기는커녕 회담도중 지도체제부분에 이르러 계속 고성이 오가고 3자 간사간에 합의된 춘천집회마저 연기하는등 상황이 오히려 악화돼버린 측면마저 있다.

지난 8일의 1차 협상이 기대이하였듯이 이날 회담 역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획기적인 돌파구 마련이 없는 한 통합행보는 계속해서 어려운 걸음걸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차츰 굳어져 가고 있다.

특히 평민 민주사이에 중재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재야의 통추회의가 우여곡절 끝에 제시한 절충안마저 협상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일단 접수후 계류상태」에 빠져 통합협상의 어려움을 확인시켜주었다.

15인 협의기구는 이날 회담의 첫 의제로 자신들의 권한과 한계를 상정해 새삼스레 이 기구가 야권통합협상에서 지니고 있는 위상을 재점검하는등의 일그러진 모습마저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회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됐고 격론이 오간 부분은 야권통합의 최대 관건이 되고 있는 지도체제문제. 평민당은 김대중총재의 양보용의 발언으로 지도체제에 대한 매듭이 풀렸다는 입장아래 조기 통합등록 결정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김총재 발언의 진의가 보다 분명해야 하며 지도체제에 대한 분명한 결정이 없는 한 통합등록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맞섰다.

평민당은 빠른 시일내의 통합등록을 위해 등록때까지는 3자 공동대표로 하고 전당대회때 최고대표자를 두는 집단지도체제를 결정하자고 제의했으나 민주당은 합당등록전에 지도체제에 대해 완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며 김총재 발언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평민당의 당론으로 명쾌히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대해 통추회의는 합당등록때까지는 3자 공동대표제를 과도적으로 채택하고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경선으로 구성하되 합의가 가능하면 추대도 무방하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지도체제문제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자 통합시기와 통합등록을 위한 구체적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났음은 물론이다.

15인 협의기구는 일주일후인 24일 3차 협상을 갖기로 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지도체제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지도체제문제가 그런대로 해결된다 해도 지분이라는 또하나의 관문이 버티고 있음은 물론이다.

○…상오 8시45분께부터 시작된 이날 회담은 점심을 거르면서 하오 1시30분까지 5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나 서로의 견해차이만 확인하고 사실상 무산.

이날 회담은 회담도중 인근 다방에서 커피를 두차례나 주문배달케 하고 회담장 밖에까지 고함소리가 계속 새나오는등 「잘 안되는 모습」이 역연.

상오 11시30분께 김광일의원(민주)이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당대표 양보용의」 발언을 꺼내며 『김총재의 발언이 당론이냐 아니냐』며 『당론이라면 진일보된 구체안을 내놓아라』고 평민당측을 다그치자 고함이 새나오기 시작.

이에 김원기ㆍ정대철의원(평민)이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한 말이니 공언』 『말꼬리만 잡으려 하지 말라』고 맞고함으로 반박. 그러자 김정길의원(민주)이 『이런 상태로 협상할 수 없다』며 잠깐 퇴장해버리는 소동까지 연출.

김정길ㆍ노무현의원(민주)은 평민당이 「구체안」을 준비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회의를 그만하자』고 거듭 요구했으나 평민당의 설득으로 회의는 가까스로 난파를 모면.

특히 노의원은 재야측이 3인 공동대표나 조직강화특위의 균등인원구성문제 등 「3분의1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재야에 대해 도덕적으로 크게 실망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회의가 아무런 결론없이 점심시간을 지나 하오 1시를 넘어서자 사회를 맡은 장을병교수(통추회의)가 『합의사항 하나 없이 다음 회의로 연기하면 「결렬」이나 「교착」으로 비칠테니 뭔가 만들어내자』고 긴급 제의,춘천집회 연기와 합당등록문제를 토의할 별도의 소위를 만들자는 데만 겨우 합의.

○…회의결과를 발표한 장교수는 『합의된 사항은 거의 없지만 많은 공감대는 형성됐었다』고 운을 뗀 뒤 이례적으로 3자간의 입장차이를 상세히 설명.

장교수의 발표후 평민ㆍ민주당의 대표간사인 김원기의원과 김정길의원은 보도진에게 부연설명을 하는 등 다소의 신경전.

김정길의원은 『평민당이 「구체안」을 갖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이상의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웠다』고 주장한 뒤 『3차 회담때 우리가 가져올 지도체제안에는 당연히 「인물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

이에 김원기의원은 『15인 협의기구는 개인의 거취문제를 논의할 자격이 없다』고 못박고 『집단지도체제와 공동대표의 합당등록문제외에는 창당전당대회에서 거론해야 한다』고 선 합당등록의 분명한 입장을 개진.

김정길의원이 다시 이를 받아 『신당 출범이후 논란이 있어선 안된다는 취지에 따라 「완결된 통합의 원칙」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부연.

그러자 김원기의원은 『민주당은 정치상황을 지나치게 법적으로 규명하려 한다』고 힐난.<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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