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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씨 「제2개편」 발언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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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씨 「제2개편」 발언 왜 나왔나

입력
199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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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 「2인자 굳히기」 견제/“치고 빠지기 실리전략”/단기로는 평민에 복귀 명분제공 신호/중심권 진입 겨냥한 「위상 과시」 계산도/상도동 방문 해명 일단 진화… 갈등 여전박철언 전정무1장관의 민자당 지도부 자세전환 촉구와 「제2정계개편」 관련발언으로 민자당이 또다시 잠복갈등의 재연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발언당사자인 박 전장관이 17일 아침 상도동 자택으로 김영삼대표를 방문,발언의 진의를 해명한 데다 민정ㆍ민주계도 내각제개헌문제에 따른 당내의 미묘한 기류를 감안,공동으로 조기진화에 나서 표면적으로는 일단 일과성으로 매듭된 것 같다.

더욱이 박 전장관이 자신의 발언을 언론에서 「확대해석」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김대표를 보좌,당내 결속에 앞장서겠다고 해명 겸 사과를 분명히했고 김대표를 비롯한 민주계측도 더이상 파장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혀 불씨는 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2정계개편 필요성 언급발언은 그가 지난 4월이후 간간이 비쳤던 지론이긴 하나 현시점에서 그같은 발언을 한 정치적 배경과 속셈에 대해선 몇갈래의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정가에선 그가 3당통합의 막후 핵심인물이었다는 점과 여권핵심부와 평소 정국운영및 향후 정국구도 등에 대해서 교감이 되고 있다는 정황을 들어 「고의성」이 개재됐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평소 「민주발전­국민화합­민족통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우발적 발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내각제개헌구도를 둘러싼 김대표와 김종필최고위원간의 「신 갈등」이 형성되고 있고 김대표가 여권 2인자로서의 위상을 서서히 굳히고 있으며 민정ㆍ공화계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시점을 택해 박 전장관이 「제2정계개편」 발언을 던진 것은 나름대로 몇가지를 계산했다고 유추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민정ㆍ공화계의 「연합전선」 기류를 업고 김대표와 민주계의 발빠른 행보를 견제하겠다는 속셈이 깔려있는 것 같다. 둘째는 그가 「호남 배려」를 강력히 주장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론 평민당측에게 「원내복귀」 명분을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론 향후 정국구도에서 야권과의 제휴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경색정국의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셋째는 김대표와의 「감정싸움」으로 인해 「정치공백기」를 맞고 있는 그가 최근 지지세력의 세 확산을 도모하고 있는등 정치중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향후 입지를 겨냥했다는 측면도 없지 않다.

게다가 여권의 내각제개헌구도가 흔들리고 있고 차기대권 판세가 김영삼ㆍ김대중총재의 대결로 압축돼가는 듯한 현실을 인식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박 전장관이 지난 4월과는 달리 조기진화에 나선 것은 「평지풍파」라는 부정적 여론이 자신에게 쏠린 것과 함께 여권내에서 「존재시위」의 정치적 실리를 얻는등 「치고 빠지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

반면 민주계측이 「정면대응」을 자제한 것도 박 전장관과 「재격돌」을 벌일 경우 그의 위상만 강화해준다는 분석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의 조기진화로 「돌출발언」 파문은 잠재워졌으나 두 사람간의 갈등이 여전히 잠복돼 있는 데다 갈등의 근간이 차기대권등 권력 향방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숨어있는 정치적 불씨는 계기만 주어진다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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