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힘바탕 원상회복 관철”일관/아카바항 대이 개방 불괘감도/이라크 의존 큰 요르단 「양다리 외교」 미선 냉소적미ㆍ이라크 두 나라간 맞대결의 위험성이 발화점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미대통령이 16일 휴가중인 그의 향리 케네벙크포트에서 후세인 요르단 국왕과 회담을 갖는다. 부시 대통령뿐 아니라 사담ㆍ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자처하는 그는 14일 방미등정에 앞서 바그다드에서 사담ㆍ후세인과 장시간 요담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공식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사담ㆍ후세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휴대한 것으로 알려져 사담ㆍ후세인이 미국과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보안을 제시했는지,부시 대통령과 후세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이 무력충돌로 치닫는 중동의 어려운 상황을 제어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외교기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국왕이 만날 것을 희망,미국으로 오도록 했다』고 후세인 국왕과의 회담배경을 설명했다. 후세인 국왕은 그가 먼저 요청한 이번 회담에서 부시와 사담ㆍ후세인 사이의 중재를 시도할 것이고 또한 미ㆍ이라크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자신의 위험스러운 위상에 대한 이해를 구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어느 문제에서나 유화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말하고 『제재가 효력을 나타내기 시작하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야 외교적 해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제ㆍ군사ㆍ외교적 제재의 압박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사담ㆍ후세인에게 후퇴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시는 사담ㆍ후세인이 쿠웨이트 철수를 이스라엘의 아랍점령지역 철수 및 시리아의 레바논 철수와 연계시킨데 대해 『협상의 기초가 될만한 긍정적인 요소가 없다』고 말하고 그들이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고 쿠웨이트의 적법한 통치자를 복귀시켜야 한다는 기본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미국측의 요구사항을 환기시켰다. 현재의 대등한 위치에서보다는 미국의 힘을 한번 과시한 뒤 우위의 위치에서 미국측 주장을 사실상 관철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ㆍ요르단간 쌍무문제에 대해서도 초강경의 입장이다. 그는 후세인 국왕의 대이라크 봉쇄 반대를 논의하고 싶다고 말하고 아카바항이 교역이 흐르는 구멍이라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그것을 봉쇄해야할지 모른다고 아카바항의 봉쇄를 강력히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국왕을 『오랜 친구』라고 말하곤 있지만 후세인이 유엔 안보리의 대이라크 규탄결의안에 반대한데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사담ㆍ후세인과 가까운 후세인 국왕은 사담의 쿠웨이트 침공계획을 알고 있었거나 믿고 있으면서도 이를 인접왕국들이나 미국에 고의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후세인 국왕은 이번 미ㆍ이라크 대결에서도 그의 특기인 양다리 외교수법을 답습했다. 유엔 안보리의 규탄결의안에 반대하면서도 강제 제재결의안에는 찬성했다. 아랍 정상회담에서도 사우디에의 파병에는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과 왕정의 복귀반대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그는 인접한 강자 사담ㆍ후세인의 분노를 살 수 없다. 요르단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사담의 쿠웨이트 점령을 전폭 지지한다. 사담의 성전호소에 열광적인 호응이다. 사담에 반대하면 정권이 위태롭다. 또한 기름의 95% 이상을 이라크에 의존하고 외화가득의 상당부분이 이라크선박의 아카바항 사용수수료 수입이다. 군사적으로 요르단군 8만5천명은 1백만 이라크군에 필적하지 못한다.
이라크와는 같은 배를 타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정변이 끝없는 중동에서는 정치적 생존을 미국에 상당히 의지해 왔고 적지만은 그래도 계속 경제원조를 받아오고 있는 미국에 등을 돌릴 수 없는 것이다. 그는 『2중ㆍ3중ㆍ4중 게임의 명수』라고 한다. 특히 이번 방미를 앞두고 미국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전 중동을 위협하는 돌발적인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스티븐ㆍ솔라즈 하원 아태소위 위원장은 『미ㆍ요르단 관계는 대이라크 제재에 있어 손발을 서로 맞출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요르단이 침략을 종결시키기 위한 경제제재를 파괴한다면 전과 같은 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의 견해를 대변한 것이다.
홍해 지중해 페르시아만 해역이 사실상 봉쇄되어 있는 현재 요르단의 아카바항은 여전히 개방,이라크의 생명선이 되고 있다.
유엔이 결의한 구속력있는 경제제재안의 위반이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 가공할만한 미 전력을 이라크주변에 쏟아붓고 이라크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그는 정치적 부담이 큰 전쟁보다는 철저한 경제봉쇄로 사담ㆍ후세인을 굴복시키려는 계획이다.
이란의 호메이니옹처럼 「성전」을 호소한 사담ㆍ후세인은 아랍급진세력들 이외에는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굴욕보다는 죽음」을 주장했던 그가 원칙적인 후퇴를 하지 않는한 부시 행정부가 선뜻 화해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은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지지의 지구력이 문제이나 그것은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쿠웨이트 철수 ▲왕정복귀 ▲미국시민 보호 ▲사우디아라비아 불침 등 4개 요구사항을 현시점에서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다.
서방기자로서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에 들어간 미 ABC 텔레비전의 「나이트라인」프로의 편성자이자 사회자인 테드ㆍ코펠은 제1성으로 『이라크는 미국이 정말로 침공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라크가 느끼는 위협감이 사태의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인가. 사담ㆍ후세인은 타협의 대가로 「체면유지」를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자살적인 결전으로 몰아갈 것인가. 부시후세인 요르단 국왕회담 후 중동위기의 향방은 확연해질 것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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