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선 「유엔 군사참모위」 구성에 견해 일치미국이 14일 페르시아만에 파견된 다국적군의 지위를 유엔군으로 「격상」시키자는 소련측의 제의에 동의함으로써 한국전 이후 최초로 유엔군이 탄생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미국은 이날 페만에 포진하고 있는 다국적군의 작전권을 유엔 군사참모위원회에 일임키로 하고 이번 주말께 워싱턴에서 열리는 5개 안보리상임이사국 대사회의에서 이를 거론키로 결정했다.
유엔 군사참모위는 미ㆍ소ㆍ영ㆍ불ㆍ중 등 안보리의 5개 상임이사국 장성들로 구성된다.
대이라크 제재에 관한 유엔의 참여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오던 미국이 돌연 유엔 군사참모위에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은 미국주도의 일방적 해상봉쇄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강한 반발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는 대다수 유엔회원국들의 권고에도 아랑곳없이 지난 13일부터 이라크에 대한 해상봉쇄에 돌입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라크 해상봉쇄가 지난 2일의 「안보리결의안 661」에 기초한 적법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소련 등 일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이에 대해 커다란 불만을 토로했다. 이라크 제재에 대한 유엔의 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해상봉쇄에는 별도의 안보리결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반론이었다.
하비에르ㆍ페레스ㆍ데ㆍ케야르 유엔 사무총장도 이같은 견해에 동조하고 나섰으며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도 『강대국들이 중동의 지도를 다시 그리려 한다』며 은근히 미국을 비난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페만에서 미국의 독주를 우려하던 소련도 대이라크 제재에 관한 유엔의 참여를 끈질기게 고집했다. 예두아르트ㆍ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미국이 페만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참여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온 15일 이를 환영하고 『이같은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집단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마침내 소련의 요구를 수용,페만에 파견된 미군병사들에게 유엔모자를 씌우기로 결정함으로써 지역분쟁 해결과 관련한 양국간의 협조분위기는 한결 성숙됐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또 이번 사태를 빌미로 중동에서 패권을 추구하려 한다는 일부 여론을 어느 정도 무마시킬 수 있게 됐다.
유엔헌장 제47조에 근거한 유엔 군사참모위가 제 기능을 되찾게 되면 현재 페만에 포진중인 60여척의 대이라크 연합함대가 우선적으로 유엔의 깃발을 달고 작전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참모위는 이어 사우디에 파견된 미군과 이집트군 등 다국적 지상군에 대한 작전권을 떠맡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그러나 미국은 지상전투부대에 대한 작전권을 유엔 군사참모위에 이양하는데는 주저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유엔군의 역할은 1차적으로 다국적 해군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이상석기자>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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