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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행 몸싸움/교류문제점 상징적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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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행 몸싸움/교류문제점 상징적부각

입력
199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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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민족대교류기간 첫날인 13일 임진각에서 벌어졌던 뜻밖의 소동은 최근 남북교류를 둘러싼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부각시켰다.이날 이른아침부터 임진각은 북한을 방문하려는 각종 단체인사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그틈에서 이북향우회 등 14개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38선철폐ㆍ통일기원대행진추진본부」란 낯선 단체회원들이 임진각에 도착한 것을 주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철책 앞으로 나온 실향민들이 경비중인 경찰과 몸싸움을 할때까지도 그동안 이곳을 찾은 여러단체들이 그랬듯 지치면 돌아갈 것으로만 짐작했었다.

그러나 싸움을 벌이던 실향민 19명이 경찰을 밀쳐 낸뒤 빗장을 풀고 안으로 들어가자 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던 주위의 사람들사이에서는 『와』 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철책문이 열린데 대한 환호이면서도 허가없이 공동경비구역안으로 들어간 이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대한 놀라움과 긴장이 뒤섞인 것이었다.

허를 찔린 경비병들은 재빨리 두번째문을 잠갔고 첫번째 철책문에는 전경 1개중대가 추가배치됐다.

안으로 들어간 실향민들은 두번째 철책문이 잠기자 아무거리낌 없이 절단기로 철책을 잘라내고 차례로 한명씩 들어갔다.

철책을 자르는 이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불안과 긴장감이 없듯 했다.

예기치 않은 사태를 당한 경비병들은 이들을 설득하기에 애썼으나 쉽지않았다.

『노대통령이 누구든지 방북을 허용한다 해놓고 길을 막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의에 경비병들은 『북한이 절차를 논의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신변이 위험해 그런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으나 공감을 끌어내기에는 역불급이었다.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도 우리땅인 판문점까지는 보내줘도 되지않느냐』고 우기자 경비병들은 다른 설득논리를 못펴고 『우리는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뿐이다』고 버텼다.

이날 소동은 실향민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는 노래만 부르고 20분만에 자진해서 철책문을 돌아나옴으로써 끝났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을 한순간의 북받치는 감정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선뜻 단정할 수 없는 앙금이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남았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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