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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지휘권 마찰등 애로/10여국 “참여”운용상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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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지휘권 마찰등 애로/10여국 “참여”운용상 문제점은

입력
199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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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도그룹ㆍ아랍연합군ㆍ각개전투파 등 입장차이 커/사우디,미 통제반발… 언어ㆍ종교 상이 일사불란 불능/미군의 해외 합동훈련 경험ㆍ비슷한 무기체계는 강점페르시아만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운용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14일 현재 1만여명의 병력을 사우디아라비아와 페만 일대에 배치시켜 놓고 있다.

미국 이외에도 이 지역에 병력을 파견했거나 파병의사를 밝힌 국가는 영국ㆍ소련ㆍ프랑스ㆍ터키ㆍ호주ㆍ파키스탄ㆍ네덜란드ㆍ이집트ㆍ모로코ㆍ시리아 등 10여개국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영국만이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에 가담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집트ㆍ모로코ㆍ시리아 등 아랍국들은 「아랍연합군」의 일원으로 남겠다는 입장이고,나머지 나라들도 「각개 전투」를 벌이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사우디에 이미 5천명의 지상군을 파견한 이집트나 이와 비슷한 규모의 병력파병을 검토중인 모로코와 시리아 등은 유사시 사우디 또는 미군과의 합동작전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에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일단 미국ㆍ이집트ㆍ사우디ㆍ모로코ㆍ시리아 등 5개국으로 출발하는 셈이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구색을 갖춘 다국적군은 이라크라는 공동의 적을 마주하기에 앞서 지휘권문제와 언어장벽이라는 내부의 적과 싸워야 한다.

「사막의 방패」로 명명된 사우디침공 저지작전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은 여러면에서 다국적군의 지휘통제권을 장악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사우디의 태도이다.

사우디는 비록 불가피하게 미국에 군사지원을 요청하게 됐지만 다국적군의 지휘권만은 미국과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우디는 그 큰 덩치에 걸맞지 않게 정규군 6만6천에 5백50대의 탱크 및 1백80여대의 전투기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군사소국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자존심은 결코 미군사령관이 자국군을 지휘하는 것을 허용치 않으려 한다.

미국은 지난 49년부터 사우디에 군사고문단을 파견해 왔는데 미군장교들과 자존심 강한 사우디장교들은 이때부터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지나치게 엄격한 사우디의 회교율법도 이러한 마찰을 가중시키는 커다란 요인이다.

회교율법에 따르면 미군이 가는 곳에 으례 따라가게 마련인 술과 포르노잡지가 금해져 있다. 또 어떠한 경우라도 회교사원이나 성지를 훼손해서도 안된다.

회교율법에서 금하고 있는 미혼여성과 남성간의 접촉도 미군과 사우디군간의 불화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또하나의 요인이다.

미ㆍ사우디군간에 충돌을 가져올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지는 유태계 미군.

이번에 사우디에 파견된 미군중 유태계가 얼마나 되는지는 즉각 알려진게 없다. 하지만 다국적군 편제하에서 소속 지휘관이 유태계로 판명되는 경우 사우디병사들의 반발은 예상외로 클 것이다.

미군의 해외파병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지휘권 장악을 둘러싼 충돌은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가까이는 한미 연합사의 지휘권 문제로부터 2차대전시 미 아이젠하워 장군과 영 몽고메리 장군간의 갈등은 유명하다. 월남전 당시에도 미군과 월남군 장교간의 갈등은 심각한 문제였다.

미 군사전문가들은 미국과 외국군간에 작전권 문제가 가장 순조롭게 해결된 사례로 한국전 당시의 유엔군사령관직을 꼽는다.

아랍의 강경파로 분류되던 시리아가 그동안 티격태격하던 사우디나 이집트,그리고 모로코군들과 어떻게 어깨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인지도 궁금하다.

미군 당국자들은 미군이 그동안 쌓아온 외국군과의 풍부한 훈련경험이 이번 작전에서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다국적군에 소속된 국가들의 무기체계가 미국과 비슷하다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휘권 조정문제와 구성군간의 언어장벽 등 기본적인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는 경우 이번에 구성되는 다국적군은 「콩가루부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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