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구 불법 구류… 반항땐 총살/“버스타라”명령 여권압수… 바그다드로 이송/수용소실내 50도 “찜통”… 주는 음식 형편없어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군 병사들은 호텔에 투숙한 외국인 여행자들을 마구 불법구류시켰으며,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현장에서 사살하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 일본인이 처음으로 체험담을 밝혔다.
14일 요미우리(독매)신문에 의하면 철강무역상 다나카씨(전중말승ㆍ49)는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로 연행돼 아무 이유도 없이 5일동안 불법구류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다나카씨가 요미우리신문 암만특파원에게 밝힌 체험담 요약이다.
쿠웨이트 시내 쉐라톤호텔에 투숙중이던 8월2일 새벽 5시30분께 경기관총소리에 잠이 깨 창을 열어보니 호텔정면 대로에 엷은 녹색군복차림의 병사들이 5∼10m 간격으로 「허리에 총」자세로 진격해 오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영화촬영인줄 알았는데 한 병사가 지나가던 차를 세워 총으로 운전자를 위협해 끌고 가는 것이었다.
운전자는 호텔옆의 공원으로 끌려 갔는데,상오 8시께는 그렇게 끌려온 사람이 50∼60명 정도로 늘었다.
8시께 호텔 프런트에서 군이 체크를 하겠다니 좀 내려와 달라는 전화가 걸려 왔다.
이때까지도 군사훈련인줄 알고 가벼운 생각으로 내려갔는데 돌연 눈앞에서 경기관총이 작렬했다. 제지를 무릅쓰고 달아나려던 필리핀 사람을 향해 쏜 것이었다.
호텔로비에 모인 50∼60명 정도의 외국인들은 운전자들이 끌려 갔던 공원으로 연행됐다.
불법연행을 항의하자 옆에 있던 쿠웨이트인이 『저들은 침공해온 이라크 병사이니 조심하라』고 말해주어 비로소 훈련이 아님을 알았다.
우리를 연행해간 부대는 쿠웨이트항에 투하된 이라크 정예공정부대였다고 나중에 들었다.
밤 10시께 공원에 끌려온 사람들중 외국인들은 모두 풀려나 호텔로 되돌아 왔으나 곧 이라크 군위관급 장교가 나타나 사령부의 명령이라면서 이라크의 바스라까지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날밤 11시,호텔 앞에서 버스에 오르니 여권을 모두 압수했다. 버스는 바스라 시내에서 20㎞ 정도 떨어진 곳에 우리를 내려 놓았고,우리는 곧 어느건물의 30평정도 크기의 방에 수용됐다.
다음날 상오 5시 그들은 여권을 돌려주면서 국적 직업 등을 자세히 조사했다. 낮 12시께 2,3명의 병사가 나타나더니 미국 영국 서독 등 구미인들을 불러내 또 버스에 태워갔고 나와 핀란드 사람 등 7명은 다른 버스에 실려 바스라에 도착,기차편으로 바그다드로 향했다.
6일 새벽 바그다드에 닿자마자 헌병대 본부로 끌려 갔으며,다시 교외에 있는 수용소에 갇혔다가 바그다드 주재 일본 대사관의 석방 노력덕분에 10일 아침 겨우 석방됐다. 수용소의 실내온도는 50도가 넘었고 먹는 것도 부실했기에 석방 순간 자유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다시한번 절감했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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