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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침체 「일시」아닌 「구조화」징후/8월중수출 두자리수감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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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침체 「일시」아닌 「구조화」징후/8월중수출 두자리수감소의 의미

입력
199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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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ㆍ휴가열풍 악재 겹쳐/원유가 상승땐 더 가속화 우려/불안넘어 위기단계로… 일ㆍ대만 비해 경쟁력 약화수출부진은 이미 오래전부터의 사실이지만 페르시아만사태가 터진 8월들어 그 부진함은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수출이 안되느니,어렵다느니 하더라도 전년동기보다는 미세한 턱걸이 증가율을 보여왔는데 이번달에는 두자리수 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결국 이러한 감소현상이 일시적이냐,아니냐 하는 데로 모아지는데 이번의 두자리수 수출증가율 감소가 충분히 장기적인 수출침체의 「불안한 징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자리수 감소의 요인은 대체로 두가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첫째는 이달초 전국이 온통 시끄럽고 길마다 막힐 정도로 요란했던 여름휴가탓이라는 분석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몽땅 손을 놔버려 이같은 급격한 수출감소현상이 초래됐다는 것. 실제로 이달초 현대등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일제히 공장을 쉬고 여름휴가에 들어가는등 쉬는 공장이 많았던 사실을 감안하면 여름휴가는 분명 두자리수 수출감소의 가시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두자리수 수출감소현상이 완전히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자동차공장들은 쉬었고 여름휴가가 시끌벅적했는데 수출증가율은 올해같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8월중 1∼11일간의 수출증가율은 상당히 양호한 상태였다.

이에대해 일부에선 올해 여름휴가가 지난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대규모였고 철저했던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는 사실이다.

올해 여름휴가는 분명 어느 한사람 빼놓지 않고 다 참여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였고 다들 차를 몰고 다니며 휴가를 즐겼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 역시 또하나의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 수출이 영 기를 펴지 못하고 부진한 양상을 보여 국내경기 회복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증가율을 두자리수 감소로 떨어뜨리며 여름휴가에 모두들 열중했다는 사실은 대체로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분위기이자 행태인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럼 우리는 놀지도 말고 일만 하란 말이냐」는 억울함이 섞인 반론이 나올만 하지만 노는 것을 무조건 탓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대들보격인 수출이 저 정도로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정부 고위공무원들로부터 재계인사ㆍ근로자 등 누구하나 빼놓지 않고 여름휴가를 즐긴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징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자리수 수출감소가 전적으로 여름휴가 탓이라면 일시적일 수 있으므로 그나마 다행이다.

두번째 요인이자 더욱 심각한 문제는 페르시아만사태가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에 주름살을 안기며 암영을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규모 전쟁을 치를 듯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페르시아만사태 때문에 당장은 중동지역으로의 수출이 막히고 있다.

중동시장은 아직 규모면에서는 월 2억달러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시장이지만 우리 수출이 미국과 일본등 전통시장에서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속에서 새로 개발되고 있는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동남아 소련 동구 등과 더불어 수출부진을 타개하는 데 힘이 될 수도 있는 시장 하나가 졸지에 당분간 사라져버린 셈이다.

아울러 페르시아만사태의 악화와 더불어 세계시장의 위축현상이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석유파동에 따른 불경기가 불어닥칠 경우 세계교역시장이 크게 위축돼 우리 상품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페르시아만사태의 여파로 유가가 크게 오르고 뒤따라 각종 원자재 가격의 동반상승현상이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는 일본이나 대만등 보다는 더욱 불리한 여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분이 수출상품의 가격에 반영돼 값이 오를 경우 일본이나 대만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70년대의 1,2차 석유파동때는 수출위축현상이 곧이어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엔 저임금에 바탕한 가격경쟁력이 확실했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자도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지금은 당시와 달리 수출이 페르시아만사태 이전부터 「한계사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더욱 커다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전에 우리 수출상품을 버텨주던 가격경쟁력이 상실되고 이를 대신해 줄 다른 비교우위의 경쟁력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페르시아만의 한파가 불어닥쳐 수출부진을 가속시킬 것이란 우려다.

이달들어 나타나고 있는 수출의 두자리수 감소현상은 수출전선에 심상치 않은 난기류를 던져주고 있다.<홍선근기자>

□8월중 날짜별 수출동향

(통관기준 백만달러ㆍ%)

날 89년 90년

짜 수출액 증가율 수출액 증가율

1 85.2 23.4 115.4 35.5

2 178.7 31.5 213.6 19.5

3 365.8 54.4 317.1 △13.3

4 468.2 45.3 387.6 △17.2

5 578.9 26.5 일요일

6 일요일 463.4 △19.9

7 677.8 9.5 562.1 △17.1

8 803.8 6.5 685.0 △14.8

9 942.5 6.2 842.5 △10.6

10 1125.8 5.0 1015.5 △9.8

11 1305.3 4.8 1172.2 △10.2

*수출액은 누계액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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