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엔 수주감소등 위축 양상/곧 EC등 새 시장개척 가속화최근의 중동사태는 중동지역에서의 해외건설진출을 위축시킬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중동일변도의 해외건설시장 다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와 해외건설 업계는 UN결의에 우리나라도 동참키로 함에 따라 이라크에서의 신규수주가 중단된데다 중동지역 20여개 국가 전부가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아 당분간 중동에서의 해외건설공사는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사태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받아야할 약 8억3천만달러의 공사관련대금도 당분간 회수가 어려워 해외건설업계를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부에 의하면 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업체들은 이라크에서 순수미수금 3천2백만달러,하자보수보증금 1억2천4백만달러,어음 6억달러를 돌려받아야 하며 쿠웨이트에서도 순수미수금 3천3백만달러와 하자보수보증금 3천2백만달러가 공사대금으로 깔려있다.
특히 이라크에는 1억6천8백만달러 상당의 현물원유지급분이 남아있어 우리업체가 실제로 되돌려 받아야할 돈은 9억2천4백만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건설부측은 이중 당장문제가 되는 것은 양국에서의 공사미수금 6천5백만달러일 뿐 어음은 지급만기일이 되지 않았으며 하자보증금도 하자보수기간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만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로부터 원유로 지급받기로 한 1억6천8백만달러는 이번 사태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의 원유선적이 중단되는 바람에 묶여버린 것이다.
이처럼 이번 사태는 중동에서의 우리나라 해외건설업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으나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 해외건설시장이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중동시장에 크게 의존해온 우리 건설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일본 EC 등 선진국시장과 대만 등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진출을 더욱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건설업체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총액은 8백20억6천만달러로 전체 해외공사수주액 9백20억4천5백만달러의 89.1%에 이른다.
올해도 리비아 대수로 2차공사 계약에 힘입어 중동지역 수주액은 전체 해외공사계약실적 54억7천1백만달러의 92.7%인 50억4천7백만달러나 된다.
그러나 중동지역이 우리나라 해외건설시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그동안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우리업체의 수주 및 시공활동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왔으며 특히 80년대 중반에는 국제유가하락으로 중동건설 시장이 침체되자 해외건설업도 침체기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와 건설업체들은 해외건설다변화에 나서 그결과 지난해에는 미주ㆍ태평양지역의 수주가 급증한데 힘입어 중동시장의존도가 88년의 78.1%에서 58.9%로 크게 떨어졌다.
금년 현재까지도 47억달러에 이르는 리비아대수로 2단계 공사계약을 제외하면 중동의존도는 45%에 지나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에 따른 이번 사태는 그동안의 해외건설다변화 노력을 더욱 촉진할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해외건설업계는 올 들어서도 이미 이같은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미국과 일본등 선진국시장은 물론,북방정책으로 문이 열리게 된 소련과 동구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건설부문교류 확대를 위해 업계관계자들과 대만을 방문했던 권영각건설부장관은 오는 27일 같은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10월에도 헝가리와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장관은 잇따른 해외방문에서 우리 건설업체들의 수주 및 시공활동을 요청할 계획이어서 정부가 해외건설시장다변화에 업계 못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해외건설업계는 이번의 중동사태가 단기적으로는 이 지역에서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장에는 현지의 정정이 불안,수주나 시공이 어렵겠지만 사태가 종식되고 국제유가가 인상되면 중동에서의 발주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 된다』며 『이때에 대비,중동시장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정숭호기자>정숭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