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동 장기화」와 우리 근로자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동 장기화」와 우리 근로자들(사설)

입력
1990.08.14 00:00
0 0

중동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를 안은 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강점으로 촉발된 뜻밖의 사태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강경대치속에서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호전적인 이라크는 쿠웨이트강점에 이어 합병과 성전계속을 선언,확전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미국을 위시한 나토국가들의 함정들이 대이라크 경제봉쇄에 나서고 있고,미국및 아랍제국의 다국적군이 사우디침공에 대비,포진을 증강시키고 있는 살벌한 현실인 것이다.

이같은 사태추이속에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1천3백여 교민과 근로자가 있고 많은 경제적 이해관계마저 맺고 있는 우리로서는 비록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에 동참은 결정했지만 보다 신속하고 적응력있는 자세와 대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우선 이라크의 침공과정에서 실종됐던 우리 근로자 3명이 돌아온 데 이어 일부 현지 근로자들의 탈출이 시작되고 있다니 우리 교민ㆍ근로자들의 신변안전과 무사귀환 노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위기에 빠진 재외국민들에 대한 보호야말로 국가의 외교적 권리이자 중대한 의무인 것이다.

특히 중동에서 고생해온 우리 근로자들은 나라발전에 헌신해온 수출과 외화획득의 첨병들이다. 정부는 그들을 보호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앞서는 절대절명의 과제임을 인식,신속하고 안전한 수단과 방법을 빈틈없이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사태의 악화에 따라서는 이라크가 외국인을 인질로 삼아 결사항전하려 한다는 불길한 소문마저 들리는 때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번 중동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우리의 경제적 대책마련과 국민적 각오도 절실해진다고 하겠다. 석유 한방울 안나오는 나라에서 세계의 주유소라고 할 중동지방에 걸려 있는 이해는 가히 사활적이랄 수가 있다.

이라크와 다국적군간의 대치상태가 시간을 끌게 될 경우 고유가로 인한 오일ㆍ쇼크는 필지의 사실로 예상돼 우리 경제를 두려움에 잠기게 한다. 기름값이 배럴당 3달러 오르면 경상이익이 2% 줄어들어 우리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 뻔하다고 한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두 나라에 대한 건설수주액이 8억4천만달러와 2억여달러,미수금도 5억5천만달러와 1억8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또한 중동지역 전체에 대한 우리 교역량도 59억달러에 이르러 당장 현실화되고 있는 일부대금 회수및 수출선적 중단만으로도 타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근래들어 수출부진과 물가고로 우리 경제가 침체기미였는데 에너지 비상마저 겹친 셈이다.

우리로서는 오늘의 중동사태를 야기시킨 침략의 제재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세계의 대열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명분을 살리면서도 근로자의 귀중한 생명보호와 경제적 타격 줄이기에 수완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함도 아울러 갖춰야 할 비상시국이다. 국민적 각오와 함께 정부당국의 허술함이 없는 다각적 대책을 거듭 촉구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