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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력 증강속 장기대치 조짐/실마리 못찾는 중동사태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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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력 증강속 장기대치 조짐/실마리 못찾는 중동사태 어디로 가나

입력
199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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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면공격엔 60일 필요/이라크선 반미 확산 전력/이스라엘 휩쓸리면 중동대전 위험성페르시아만의 분쟁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는 유엔이나 아랍정상의 쿠웨이트철군 촉구결의에도 꿈쩍도 않는다. 스스로의 철군은 불가능한 것 같다.사담ㆍ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설득키 위한 아랍정상회담에서의 특사파견 계획도 특사로 나서는 국가나 인물이 없어 무산됐다.

그러나 유엔과 아랍의 압력에 직면한 이라크는 12일 철군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시리아가 레바논에서,미군이 사우디에서 무조건 철수해야한다는 것이다. 미군을 이집트를 제외한 아랍군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소위 「글로벌(Global)철군」이다.

이라크가 쿠웨이트 철수에 이스라엘을 끌어들인 것은 자국에 대한 아랍권의 부분적인 지지를 범아랍 차원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당분간 페르시아만엔 미국의 개입에 따른 군사력증강이 계속되고 카이로회담 결의에 따른 이집트ㆍ모로코군의 증파가 있을 것이다. 아랍군의 파견은 이집트와 모로코로 끝날 것으로 분석된다. 아랍 12개국이 지지한 결의안이지만 시리아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때문에 파병이 불가능하고 알제리도 회교원리주의자들 때문에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서방에선 외교적 노력도 집중될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에 의한 사우디침공 예상이 빗나갈때 미군의 개입에 대한 재평가요구도 필연적이다.

후세인 대통령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예상이지만 그가 행동에 옮기지 않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이 그에게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그는 이스라엘을 끌어들여 전아랍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바로 그점이 최대의 변수라고 예상한다.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휘말릴때 서방까지 중동전에 깊이 휩쓸리게 된다.

물론 후세인은 미국의 공격을 받지 않는한 미군을 공격할 바보가 아니며 미국이 유전보호로 만족한다면 그 역시 쿠웨이트의 경영에 발판을 구축할 시간을 가질 것이다.

후세인 대통령이 가진 무기는 장거리 미사일 화학무기 외에 거의 인질에 가까운 수천명의 미국ㆍ유럽인들이 있다. 이들은 관련국들이 정책집행에 장애물이 됨이 없이 인도적 관심을 쏟아야 하는 난제이다.

때문에 아무리 페르시아만에 미군이 증강된다고 해도 서방측의 군사행동은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며 인질석방에 외교적ㆍ준군사적 압력을 행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미국이 사우디보호,나아가서는 그럴 의지가 있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쿠웨이트해방을 위해 이라크를 패퇴시킬 미군의 증강에는 60∼9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빠르면 10월쯤 부시 미대통령과 서방 지도자들은 어려운 결정에 직면하게 된다.

일부 중동국가나 아랍민중들은 지금 수준의 미군 개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라크는 미국과 시오니즘에 대항,메카를 지키자고 주장한다. 특히 미군의 사우디주둔은 이라크침공을 비판한 아랍인들의 일부를 친이라크로 돌아서게 했다. 예멘이나 요르단이 안보리에서 쿠웨이트합병에 반대하고 아랍정상회담서 철군결의안에 찬성을 유보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카이로의 알ㆍ아람 정치전략연구소 국제관계국장인 알델ㆍ모나임ㆍ사이드박사는 『미군은 이라크뿐 아니라 전체 아랍지역에 위험한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미국은 자신과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미시위가 전개된 요르단은 미국이 페만에서 철수할때만 아랍군을 사우디에 파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미군은 스스로의 개입으로 아랍자신이 해결토록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아랍 전지역에 불이 붙을 수 있으며 그것은 팔레스타인이나 아랍의 여론에 미국이 거의 이스라엘과 비견되는 적국인 때문이 아니라 미국인이 아랍의 운명을 책임지게 됐다는 사실이 현존 아랍질서에 정신적ㆍ정치적파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합병은 병합이 아니라 아랍의 통일이며 유럽처럼 아랍도 통일돼야 한다는 아랍인들의 주장도 있다.

이라크와 대항할 시나리오로는 이란이 있다. 이란은 12일 『중동의 강자로서 이란은 현상황이 계속되는 한 안보리 결의 이행에 방관자로 머물 수 없다』면서 유엔의 파병결의도 없이 사우디에 진주한 미국의 행동을 국제법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이란­이라크전당시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지원했던 서방은 이제서야 후회하면서도 당시로서는 그것이 옳았다고 말한다.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증오했던 이란은 이제 서방과의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

이번 중동분쟁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련의 태도이다. 소련은 국제군편성이나 해상봉쇄에 유엔의 이름으로만 가담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분쟁해결에 철저히 비폭력수단을 사용하는 외교의 신사고를 보였다. 물론 자국선박의 해상로 보호를 위한 군함은 파견했다.

어쩌면 페만에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기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후세인은 식량절약을 지시했고 미함대에 구일본군과 같은 「가미가제」(신풍)식 특공대를 조직했다는 소문도 있다. 파고는 높아간다. 왕정 쿠웨이트는 복원될 것인가. 페만의 충격파는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그러나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은 쿠웨이트를 그냥 내놓을 수도 없고 사우디를 공격할 수도 없어 당분간 쿠웨이트지배에 몰두,이를 기정사실화 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카이로=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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