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철수에 대비 전세기 확보/출국막아 개별탈출 곤란… 공관폐쇄는 우방과 보조○…지난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래 외무부는 중동아프리카국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하며 일요일인 12일에도 출근,긴급사태에 대비.
특히 외무부는 우리나라와 이라크의 특수한 관계에서 기인하는 사태의 미묘한 성격상 가능한 한 신중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아래 재외주요공관들과도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우방들의 대응방식을 주시.
외무부는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교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키로 하고 다각적인 외교경로를 통해 교민위해방지및 대피방안마련을 위해 노력.
그러나 외무부는 공항폐쇄등으로 현상황에서 교민들을 즉각 철수시키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최봉름 주이라크대사와 소병용 주쿠웨이트대사에게 현지의 우리 상사들과 긴밀히 협조해 상황변화에 대처토록 재량권을 부여.
○…현재 외무부는 이라크및 쿠웨이트대사관과 연락을 취하고는 있으나 전신전화국 폐쇄등으로 일반텔렉스가 두절돼 주변 주요공관을 통한 3각 중계방식의 비상통신망을 가동중.
이 때문에 현지상황이 수시로 보고되지 않고 중요사항만 전해져 상세한 상황파악에 어려움.
현지대사관 보고에 의하면 이라크는 긴장감은 돌고 있으나 대부분 시민들이 정상적으로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식량조달등 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는 것.
반면 쿠웨이트는 사실상 무정부상태여서 식료품 구입등이 어려운 것은 물론 치안부재의 혼란상황이라는 보고.
이에따라 쿠웨이트시내 부근에 사는 교민 1백여명은 대사관에 모여 함께 숙식을 하고 있다는 것.
쿠웨이트시에서 50∼60㎞씩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알자라지방등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은 캠프에서 함께 지내며 가능한 한 출입을 삼가고 있는 실정.
쿠웨이트시내는 행정및 치안이 마비된 상태여서 민병대복장의 청년들이 상점을 약탈하는등 상당히 위험한 상황.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직후 한인 식료품상점이 한차례 약탈을 당하고 몇몇 교민들이 이라크군에 가택수색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
○…쿠웨이트교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불편은 식표품 조달문제. 대체로 쌀은 1개월 가량의 비축분이 남아있으나 부식은 거의 떨어져 식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
특히 외딴 곳의 건설현장에는 그나마 약간의 부식이 준비되어있으나 물건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던 쿠웨이트시 주변의 교민들은 미처 식료품을 준비하지 못해 더 큰 고통.
그러나 대사관의 교민들은 인근 한인식료품 상점에서 식량을 조달해 조금 나은 편. 이와관련,외무부당국자는 『초기의 충격때문에 긴장으로 버텼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식료품 부족이 심각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우려.
○…정부는 이라크및 쿠웨이트의 교민 1천3백80명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며 이라크정부측과 이 문제를 교섭중.
정부는 특히 쿠웨이트의 교민 6백48명을 우선적으로 대피시킨다는 방침아래 이라크측과 접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라크의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정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교민들을 일단 육로로 인근 안전지역에 대피시킨 뒤 사태진전에 따라 항공기 또는 선박으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중. 이에따라 정부는 전격적인 철수에 대비,전세기및 선박등 운송수단을 확보하는등 만반의 준비.
한편 이라크당국은 현재 쿠웨이트나 이라크를 여행하던 단기체류자에게는 출국을 허용하고 있으나 근로자등 장기체류자의 출국은 막고 있다는 것. 특히 아랍권은 입국비자외에 출국비자를 발급하기 때문에 이라크당국의 허가없이는 국경을 넘을 수 없어 개별적인 탈출은 불가능한 실정.
○…외무부는 이라크정부가 쿠웨이트 합병의 후속조치로 쿠웨이트주재 전 해외공관을 오는 24일까지 폐쇄토록 통보함에 따라 우리 대사관의 처리문제를 놓고 고심.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을 인정치 않는 우리측으로서는 합병의 후속조치를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나 물리적으로 이라크의 주쿠웨이트공관 폐쇄를 거부하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몹시 곤혹스러운 처지.
이에따라 정부는 다른 우방국과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방침아래 주요해외공관을 통해 우방들과 긴밀한 협조.
정부는 그러나 이라크와의 외교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양국 대사관을 비상시 연락창구로 활용한다는 방침. 한 예로 외무부는 중동사태직전 주이라크대사관으로 발령냈던 외교관을 공항폐쇄가 풀리는 대로 바그다드로 파견,부임케할 예정.
○…한편 이라크에서는 기존의 건설공사가 그대로 진행되는등 별다른 상황변화는 없는 상태.
정부는 지난 9일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우리측의 경제제재조치결정을 주한이라크대사관및 이라크주재 우리 대사관을 통해 이라크정부에 전달했으나 아직까지 「섭섭하다」는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후문.
현지 우리 대사관은 특히 교민안전을 위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전달하고 교민안전대책에 대한 협조를 요청.
한편 이라크는 지난 10일 바그다드수용소에 다른 외국인과 함께 억류됐던 한국인 3명및 일본인 1명을 석방,우리나라및 일본등에 대해 호의를 표시.<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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