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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크 대치계기 2차대전사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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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크 대치계기 2차대전사 보면…

입력
1990.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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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전은 「제공권ㆍ기동력」이 가름/로멜 「기동」선 이기고 「제공」대패/중동전 이스라엘 승리서도 입증/미 우세… 이라크 대이란전 경험만 유리반세기만에 중동에서 사막전이 재현될 것인가.

세계전사에 기록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 전선의 토부룩과 알라메인의 대회전은 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사태가 확대돼 사막전으로 치달을 경우 그 전쟁의 양상을 가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공해 준다.

당시 연합군과 독일군간의 대공방은 비록 현대전의 장비나 화력등과 비교해 볼 때 엄청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사막전에서 가장 필수적인 승리의 요인이 기동력과 제공력에 있다는 불변의 교훈을 되새겨 준다.

「사막의 여우」로 불리면서 2차 세계대전중 가장 뛰어난 전략가로 평가되고 있는 독일의 로멜 원수는 토부룩에서 탱크의 기동력을 이용,대승을 거두었지만 결국 제공권의 열세로 알라메인에서는 대패,막강의 아프리카 군단을 후퇴시켜야만 했다.

당시 영국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은 전차 포병 항공기 등에서 우세한 전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토부룩을 중심으로 한 진지방어에 주력했다.

로멜은 사막에서는 방어전보다는 기갑부대의 기동력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임을 간파,방어진지의 정면을 치는 것처럼 위장한 다음 우회작전을 써 토부룩을 함락시켰다.

이후 반격에 나선 몽고메리 원수의 영국 제8군등 연합군들은 충분한 보급과 우세한 공군력을 이용,독일군의 전차부대를 궤멸시켰고 기동력을 잃어버린 독일군은 아프리카 전선에서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독일군은 연합군의 해상봉쇄로 충분한 보급을 받을 수 없었던데다 공군력에서도 거의 10대1의 열세를 보였다.

로멜은 이후 그의 「전사록」에서 당시의 전투상황을 회고하면서 사막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제공력의 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사막전에서 전차는 기동성과 속도 주포의 사거리가 상대보다 우세해야 하며 포병도 사정거리가 길고 기동력을 보유해야 하고 보병 역시 기동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멜의 이같은 충고가 옳았음은 이스라엘이 4차에 걸쳐 아랍국과 벌인 중동전에서도 입증됐다.

이스라엘은 당시 공군력을 이용,전쟁초기에 이집트와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기습공격해 무력화시킨뒤 외눈잡이 다얀장군이 철야로 전차를 이동시켜 이집트의 시나이반도와 시리아의 골란고원 등을 점령했다.

비록 미국과 이라크의 대전이 50여년전의 탱크전 양상을 그대로 되풀이하지는 않는다해도 그 전술적 측면은 고려해 볼 소지가 있다.

이라크는 소련제 최신식 T72탱크를 비롯,약 5천5백대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AMX 및 M60탱크 5백50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파견하는 제24기갑사단이 M1A1전차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표면적으로 볼 때 양측의 탱크수에 있어서는 이라크가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T72탱크는 중량 40톤 전장 33피트로 최대속도가 시속 69㎞ 유효행동반경이 4백80㎞에 달하며 1백25㎜포를 장착하고 있다.

미국의 M1A1탱크는 무게 58톤 전장 35피트 시속 50㎞ 유효반경 4백㎞에 1백5㎜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성능으로 볼 때 T72탱크는 이미 82년 이스라엘과의 전투에서 9대나 파괴된 적이 있어 미국의 전차에 비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은 경보병사단이 다량의 대전차용 토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이라크의 전차를 쉽게 격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전초기에 이미 이라크군은 미국의 뛰어난 제공력에 강타당해 보유하고 있는 전차의 대부분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며 이라크의 보급기지 역시 쑥대밭이 될 것이 분명해 기동력이 극히 저하될게 틀림없다.

또 이라크가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로 전격 기동작전을 펼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미국의 첩보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AWACS)에 미리 탐지될 게 확실하다.

이경우 지상공격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미국의 F16기에 완파될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라크에 유일한 이점이 있다면 지난 8년간 이란과의 전쟁 당시 섭씨 50도를 넘는 사막에서 전차전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 경우 우선 이라크의 탱크를 전폭기를 사용,무력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3대의 항모에 약 80대씩의 전폭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사우디에도 최소 F15 50대,F16 48대를 배치시켜 놓고 있다.

결국 사막전이 벌어지더라도 제공권이 필수라는 점을 미국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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