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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지역분쟁 해결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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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지역분쟁 해결사」로 부상

입력
1990.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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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계기 유엔군창설 움직임 활발/이라크 신속제재… 무기력 벗어/소,군축겨냥 각별 관심… 미도 긍정반응/3세계선 강대국 틈새 발언권 약화 우려유엔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지역분쟁의 해결사」로서 제기능을 찾아가고 있다.

유엔은 최근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에 대해 신속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한편 한국전이후 최초로 유엔군을 창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련마저 유엔군 창설을 위한 유엔군사참모위원회의 소집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란정부도 10일 「유엔의 깃발아래 서라면」 다국적군대에 가담하겠다는 뜻을 비쳐 실로 오랜만에 이번 이라크사태를 계기로 전세계가 유엔의 깃발아래 뭉치고 있는 느낌이다.

하비에르ㆍ페레즈ㆍ데ㆍ케야르 유엔사무총장도 9일 『유엔사령부 창설제의에는 동의하지만 그같은 결정은 안보리에 달려 있다』고 말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엔의 1백60개 회원국들중 많은 나라들이 페르시아만의 위기해소를 위한 유엔사 창설계획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유엔사의 창설여부는 역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한 유엔군 창설논의는 유엔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평화와 안전의 수호자로서 제기능을 되찾아가고 있음을 시사해주는 확실한 증거다.

유엔은 이번 사태를 맞아 전례없이 신속하게 대응,지역분쟁의 효과적인 중재자로서의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유엔안보리는 9일 쿠웨이트의 합병을 선언한 이라크의 조치를 15대0 만장일치의 표결로 무효화했다.

안보리는 이에앞서 지난 6일에도 이라크에 대한 포괄적 제재조치를 찬성 13,기권 2표로 통과시켰었다.

안보리의 이같은 조치는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직후 이라크군의 즉각철수를 요구했던 지난 2일의 제1차 결의안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유엔의 이처럼 발빠른 대처는 과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소련의 대립으로 인해 마비됐던 안보리의 기능을 소생시킨 이례적인 사건이다.

미소는 지난해 제44차 유엔총회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이라크에 대한 안보리의 결의안에서도 그러한 미소의 협력무드가 구체화됐다.

유엔에 보이는 소련의 각별한 관심은 물론 그들의 면밀한 대내외적 이해타산에 기초한 것이다. 심각한 대내경제문제로 인한 과중한 압박을 안고 있는 소련은 유엔을 통한 세계평화무드조성으로 군비삭감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한 세계속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보다 값싸고 합법적인 도구로서 유엔의 존재도 커다란 매력임에 틀림없다.

고르바초프 등장이래 소련은 국제평화와 질서의 수호자로서 유엔의 역할을 강조해왔으며 그런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키 위한 안보리의 기능강화를 아울러 주장해왔다. 미국도 레이건시절 유엔에 대해 보이던 경멸적인 태도가 부시행정부아래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크게 바뀌고 있다. 미국은 나아가 다소 조심스럽기는 하나 유엔을 동서대결의 장에서 협력의 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유엔안보리서의 그러한 미소의 협력무드는 유엔의 대다수 회원국인 제3세계 국가들이 예상치 못했던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즉 제3세계국가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상반되는 서구선진국들의 요구와 주장에 맞서는 데 있어서 한층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최근들어 환경ㆍ인권ㆍ마약 등 선진국들의 1차적 이슈와 외채ㆍ빈곤,해외원조 등 개발도상국들의 당면과제가 유엔회의장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제3세계의 그러한 우려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얼마전에는 환경및 마약문제와 관련 결정권을 안보리에 넘기자는 서구선진국들의 제안에 제3세계 국가들이 일제히 제동을 걸고 나섰으며 에티오피아ㆍ소말리아ㆍ모잠비크ㆍ스리랑카 등도 그들 국가의 내란에 유엔의 개입을 거부했는데 이것도 안보리의 영향력을 꺼린 때문이다.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통과시킨 안보리 회의때도 안보리의 유일한 아랍국가인 예멘이 기권했다.<뉴욕지사=송혜란기자>

◎유엔군 구성관련 헌장조항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군 구성논의는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규정한 유엔헌장 제7장 41조와 42조에 기초하고 있다.

▲제41조=안보리는 무력을 사용치 않고 자체의 결정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결정하고 그러한 조치들을 이행토록 회원국들에게 촉구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경제관계의 완전 또는 부분단절,철도ㆍ해상ㆍ항공ㆍ우편ㆍ전신ㆍ라디오 및 기타 통신수단의 단절 그리고 외교관계의 단절조치등을 포함한다.

▲제42조=안보리는 제41조에 규정된 조치가 부적절하거나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제평화와 안보를 유지 또는 회복하기 위해 공중ㆍ해상ㆍ지상군에 의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에는 유엔회원국들의 육ㆍ해ㆍ공군에 의한 시위나 봉쇄,그리고 기타 작전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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