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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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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미국의 「스윙전략」이 한국에서 꽤 민감한 문제가 됐었다. 스윙전략이란 세계의 석유창고인 중동에서 전쟁이 터지면 주한 미군을 빼돌려 중동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이 전쟁은 석유에 굶주린 소련이 이란이나 이라크로 쳐들어 온다는 것을 가상한 시나리오다. 특히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카터행정부때 한국에서는 제2의 6ㆍ25를 연상케하는 문제였다. ◆미국에서 카터행정부가 물러나자 스윙전략도 바뀌었다. 주한 미군이 아니라 유럽주둔 병력을 빼돌려 중동을 방어하기로 했다. 그런 사태가 하필이면 냉전이 끝났다는 90년에 일어났다. 이라크의 목을 조이는 연합함대에 소련의 전함 2척이 참여하고 있다. 세상이 변해도 엄청나게 변한 셈이다. 어쨌든 지금 엄청난 「힘」이 아라비아반도 일대에 집결했다. ◆초강대국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세계첨단 연합군과 이라크가 맞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연합군의 막강한 해ㆍ공군의 파괴력앞에서 이라크가 자랑하는 4천5백대의 탱크나 5백대의 전투기는 종이호랑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프랑스제의 정교한 엑조세 미사일이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지만,압도적인 선제공격과 전자전장비로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후세인대통령의 이라크가 믿는 최종적인 무기는 1백만의 육군과 화학무기일 것이다. 지난 4월2일 후세인은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화학폭탄을 내려 꽂을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도 이라크가 신경가스와 소련제 스커드미사일을 갖고 있으며,이 두가지를 결합하면 정밀하진 않지만 도시하나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후세인이 믿는 최종적인 무기는 백만의 지상군일 것이다. 미국이 이 지역에 배치한 군사력을 보더라도 이라크에 쳐들어가 지상전투를 벌일 생각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종적인 승리는 독재자 후세인의 실각에서 얻자는 속셈일 것이다. 독재자는 결국 대외적인 모험을 해야되고,모험으로 자멸하게되는 전형적인 예를 히틀러에서 찾을 수 있다. 중동사태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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