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기지사용 허가로 급전/다국적군 소속집결… 본격포진/반 후세인 공동전선 순조… 이라크억류 인질이 문제부시 미행정부는 대이라크 고립화정책의 포석을 차질없이 펴가고 있다. 이에따라 이라크대통령 사담ㆍ후세인에게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쿠웨이트철수」를 위협적으로 강요해 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외교ㆍ경제제재와 병행,군사적 압력을 높이고 있는 부시행정부는 7일 이라크의 군사적 위협에 당면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기지사용과 미항공기 경비를 위한 미지상군의 주둔허가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딕ㆍ체니 국방장관은 사우디에서 임무를 성사시킨 뒤 카이로를 방문,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에게 사위디에의 파병을 요청,동의를 얻었다.
친미적인 온건보수왕국인 사우디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급진아랍국들의 압력과 여론을 의식,미국의 기지접근 요청을 거부해 왔었다. 이제 이라크의 침공위협에 당면,미국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미국의 안보보장을 대가로 금기를 파기한 것이다. 사우디내의 공군기지들은 미항공기들의 대이라크 작전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다. 더욱이 이기지들은 미국회사가 설계,시공한 초현대식 설비,미군에는 익숙하다. 월리엄ㆍ크로우 전미합참의장은 『체니사절단의 성공은 대통령의 군사적 선택에 유연성과 그 폭을 넓혀준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대통령은 사우디 군지원에서부터 쿠웨이트내 이라크군 공격,이라크내 목표의 직접공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군사적 선택에 대한 견고한 기초를 세우게 됐다』고 사우디기지사용의 군사적 의미를 크게 평가했다.
이집트군의 파병도 중요한 뜻을 갖는다. 무바라크대통령은 당초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중재를 맡아 사담ㆍ후세인으로부터 쿠웨이트 불침공의 보장을 받았다. 그는 후세인의 쿠웨이트기습 점령에 기만과 배신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시리아와 더불어 이라크에 맞설 수 있는 몇 안되는 라이벌 아랍국의 하나인 이집트의 무바라크대통령은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견지해오고 있는데 이번에도 아랍권에서는 처음으로 이라크의 쿠웨이트점령을 규탄하고 나섰다. 무바라크대통령은 2개사단까지의 파병가능성을 밝혔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무바라크대통령의 파병동의는 예기치 못했던 것으로 부시대통령으로서는 다국적 지원군의 구상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집트에 대한 파병요청은 사우디의 희망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기지사용을 허용한 데 따른 아랍권의 비난을 엷게 할 수 있는 방패막이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ㆍ머피 전미국무부 중동 담당차관보는 『며칠내에 수개국이 더 참여할 것이다』고 말하고 『이 다국적 지상군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의마가 크다』고 지적했다.
부시행정부는 명분과 효율성제고를 위해 후세인의 저지를 다국적으로 추진할 것을 선호하고 있다.
미국은 금수조치가 실패할 경우에 다음단계로 구상하고 있는 해상봉쇄도 다국적으로 추진하려는 구상이다. 미국은 영ㆍ불ㆍ이 등 나토국뿐아니라 소련에 대해서도 함정의 파견을 요청했다. 페르시아만 해상작전에는 지난88년 쿠웨이트 유조선호송작전시에 나토국들이 독립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번에 다국적으로 참전한다해도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상군의 경우는 의미가 다르다.
대이라크대결에서 미국이 가장 취약한 것은 지상군. 크로우 전미함참의장은 『미국은 손쉽게 제해권과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으나 지상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얼마의 지상군을 사우디에 파병할지 구체적인 시사가 없다.
부시행정부는 사우디의 승인이 나기가 무섭게 8일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주둔하고 있는 82공정사단 병력중 2천여명을 즉각 사우디내의 공군기지로 파병키로 했다. 부시대통령이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미지상군은 24기갑사단,28공중기동군단,제7경보병 사단등이다. 28기갑사단은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하려면 28일이 소요되고 28공중 기동군단과 제7경보병사단은 24시간내 이동시작이 가능하다.
부시대통령이 1백만 이라크군에 맞서 숫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미지상군을 대거 파병할 것인가. 파나마침공작전과는 비교가 안될 대이라크전에 지상군투입은 군사적ㆍ정치적 위혐부담이 크다.
부시대통령으로서는 지상군은 사우디,이집트및 기타 아랍군으로 주축을 형성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이상적일지 모른다.
미국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친미적인 온건아랍왕국들및 이집트등 온건아랍국들과 안보관계를 동맹관계의 차원으로까지 밀착시키고 이것을 공식화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 아랍권내 반후세인 전선을 구축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의도대로 유엔 안보리의 대이라크 금수결의안이 실행됨에 따라 유엔의 이름으로 교역차단을 할 수 있게 됐다. 터키가 자국내를 통과하는 이라크송유관을 최종적으로 차단,미국의 요구를 적극 수용했다. 사우디는 아직은 이란 송유관 차단을 요구하는 미국압력에 확답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페르시아만을 이용한 석유수출은 전체수출량의 5%에 불과하다. 미국은 경제제재가 결속이완으로 실패하는 경우 페르시아만,홍해,동지중해등 3개 수역에서 이라크 기름수송유조선의 접근을 원천금지하거나 또는 기름을 압류하는 해상봉쇄를 단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항모 인디펜던스호와 아이젠하워호 등 2척의 항모전단은 이미 아라비아해,지중해에서 이라크를 사정권안에 두고있고 또한 제3의 항모새라토가호의 항모전단이 8일 플로리다주의 모항을 떠난다. 또한 영국에 배치했던 F16기와 F111기를 이라크와 인접한 터키의 인시리크공군기지로 이동해 놓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군사적 제재의 채비도 거의다 갖추어가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현재 갖고있는 군사적 제재는 해ㆍ공군력이다.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부시대통령의 이 군사적 선택에 지금 세계는 주시하고 있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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