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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장의 순직/불볕더위속 과로로 쓰러져(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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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장의 순직/불볕더위속 과로로 쓰러져(등대)

입력
1990.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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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량진경찰서 신대방2파출소 소장 정기택경위(58)가 집에 가만히 있는 사람도 밤잠을 설치는 열대야에 연일 파출소근무를 하다가 7일 상오1시10분께 쓰러져 순직했다.28년간의 경찰관 생활을 마감,10월1일부터 퇴직휴가를 갖고 12월에 정년퇴직하려던 계획은 허망하게 무산되고 말았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 415 성애병원영안실에 마련된 정경위의 빈소에서는 유족들의 흐느낌이 허탈과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정경위는 6일상오 집에 들러 아침을 먹고 부인 강상흔씨(52)와 대학4학년인 장남(24) 등 2남1녀에게 『다녀오겠다』며 상오9시께 집을 나선뒤 끝내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강씨는 정경위가 평소 『정년퇴직후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가족나들이나 하자』고 말했었다며 흐느껴 울었다.

14남매나 되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정경위는 62년12월 경찰에 투신,72년12월부터 18년간 경위로 근무해왔다. 82년부터는 노량진경찰서로 전속돼 주로 일선파출소장과 본서 대공과에서 일하며 5차례 내무부장관표창을 받은 모범경찰관이었다.

업무에서는 「FM」이라고 불리만큼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주민들에게는 「자상한 파출소장」으로 인기가 높았다.

85년6월부터 1년5개월간 신대방2파출소에서 근무했던 정경위는 주민들의 요청으로 87년8월부터 다시 1년4개월,89년2월부터 이곳에서 3차로 근무하고 있었다.

빈소에 찾아온 인근 신양파출소장 최병만경위(54)는 『통상 파출소장은 주1회 비번,주1회 낮근무를 제외하고 주5일간 24시간 파출소근무를 한다』면서 고지식하고 성실했던 동료의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1일 서울 서부경찰서 연서파출소 김정옥순경(35)이 근무를 나가다 교통사고로 숨졌고 5일에는 관악경찰서 능내파출소 전주섭경장(52)이 근무도중 쓰러지는 등 8월들어 벌써 경찰관 3명이 순직했다.

시민들이 폭염을 피해 피서를 떠난 빈집을 지켜주며 늘어만가는 범죄와 대결하는 경찰의 고통이 그만큼 큰 것이다.<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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