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달간 30도넘는 “진하일”/남원선 35도 넘은날만 11일간/동서고압대 정체가 원인… 주말이 고비8일이 입추인데도 근년에 보기드문 살인적 혹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6일 대구지방의 낮최고기온 38.5도는 84년 8월10일 경북 영천지방의 38.5도에 이어 6년만의 전국 최고기온 기록이며 대구지방으로서는 77년 7월31일의 39.5도,8월2일 38.8도에 이어 13년만의 최고기온이다. 또 이날 충무(36.2도) 마산(36.3도)지방과 7일 정주(37.5도) 합천(37도) 함평(36.7도)지방은 각각 관측개시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대구지방은 지난달 5일부터 낮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 7일까지 7월14일(24.3도)과 15일(29.0도)이틀을 제외하고 32일동안 30도를 훨씬 넘는 진하일이 계속되고 있으며 35도를 넘는 날도 12일간이나 된다.
전북 남원지방은 지난달 27일부터 7일까지 8월4일(34.6도)만 제외한 11일동안 35도를 계속 넘었고 전남 장흥지방도 지난1일 38도를 기록하는 등 충청이남지방에 35도이상의 폭염이 10여일동안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방도 장마가 끝난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7일까지 하루도 빼지않고 12일째 30도가 넘었다.
1904년 우리나라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의 폭염은 1942년 8월1일 대구지방의 40.0도이며 서울지방은 43년 8월24일의 38.2도가 최고기록.
최근에는 장마가 5일밖에 안됐던 73년 전주지방이 7ㆍ8월 2개월사이 58일동안 30도를 넘었고 대구는 56일 광주 54일 대전 49일 서울 40일간씩 30도를 넘는 폭염과 가뭄으로 큰피해가 발생했었다.
중앙기상대는 이처럼 올들어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것은 장마가 끝난뒤 한반도지역에 동서고압대가 정체해 맑은날이 많기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류의 동서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라고도 할수 있는 이 동서고압대가 버티고 있어 3∼4일 주기로 통과하면서 비를 뿌려 지열을 식혀주던 기압골이 한반도남북으로 비켜지나갔고 소나기 현상조차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7월말과 8월에 걸쳐 우리나라에 접근,많은 비를 뿌리면서 기온을 떨어뜨리는 태풍도 동서고압대에 막혀 우리나라쪽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태풍 8호 스티브와 10호 버넌은 일본동쪽으로,9호 타샤는 중국대륙쪽으로 진행해 우리나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기상대는 그러나 비교적 습도가 낮아 기온에 비해서는 몸으로 느끼는 더위가 덜 심하다고 밝혔다. 8월초의 예년 평균습도는 80%이상이나 최근의 습도는 70%정도이고 기온이 많이 올라가는 낮동안에는 50%이하로 떨어진다는 것.
기상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변에 동서고압대가 장기간 정체하는 기압배치가 이루어지는 근본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말께 일단 전국적으로 소나기 또는 비가 조금 내리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것이 기상대의 전망이다.
장마가 끝난뒤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돼 장마기간의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입었던 농작물의 성장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습도가 비교적 낮고 강한 햇볕이 쏟아져 병충해 발생이 줄어들고 수박 복숭아 사과 배 등 과일도 단맛이 듬뿍 들어가고 있다. 또 도시의 고지대에서는 수돗물난을 겪고 닭이 집단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여름용품업계는 큰 호황을 누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이계성기자>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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