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추진기구가 8일 첫공식 전체회의를 갖고 야당통합문제를 본격 논의할 모양이나 구체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평민당과 민주당간의 엇갈린 견해차이가 여전히 조정되지 않은 채 열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끄러웠던 민주당 안에서의 이견조차 정리되지 않은채 열리는 통합기구 회의인지라 한가닥 희망조차 걸기가 어렵게 되었다.그동안 통합문제협상은 평민당과 민주당이 「선통합 후이견조정」과 「선이견조정 후통합」으로 맞서 왔고 민주당 내에서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퇴진을 주장하는 강력한 의견이 대두되어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통합을 적극 추진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아 낙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 같다.
남북대화도 안되고 여야대화도 어렵지만 야야대화 또한 평탄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얼핏 생각하면 남북대화보다는 여야대화가,여야대화보다는 야야대화가 동질성 때문에 더 쉬울 것 같은데 어느 것이 쉽고 어렵다고 분간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지금 한창 추진중인 야당통합은 금년초 감쪽같이 해치워버린 여야간의 합당보다 더 어렵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니 안타깝다. 무슨일이 있어도 야당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여론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통합야당을 누가 이끌고 갈 것이냐는 지도체제문제인 것 같다.
민주당은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정당에는 들어가기가 싫다는 것이고 평민당은 김총재의 퇴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벌써부터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공동대표제라는 편법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곧 여야 3당합당으로 생겨난 민자당의 지도체제와 같은 것이다.
평민민주재야 등 3개의 야당세력이 한데 뭉치면서 그들이 비난해 왔던 민자당의 지도체제를 본의 아니게 본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아이로니컬 하다.
그러나 공동대표제가 채택되더라도 김총재가 참여하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을 것이고 임시방편으로 끝날게 뻔한 공동대표제 이후의 지도체제나 대표주자의 선택 또한 보통문제가 아니다.
「흡수통합이냐」「당대당통합이냐」하는 지분의 밀고 당기기싸움은 실무협상 대표들이 지혜를 짜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나 지도체제는 역시 지도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일 것 같다. 지도자다운 결단이 마지막에 가서 내려지지 않으면 야당통합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9월 정기국회전까지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그렇게 될 경우 의원직을 총사퇴한 상황에서 야당이 정기국회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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