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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도자들 동정 각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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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도자들 동정 각양

입력
1990.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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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침묵… 공개석상에 안나타나 파드 사우디왕/이라크규탄 반대… PLO처신 관심 아라파트 의장/친후세인 노선속 임정승인은 거부 요르단 국왕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으로 노골화된 아랍권의 내분이 상호 견제와 불신ㆍ반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집안싸움」을 놓고 친이라크계와 그 반대파로 계보가 갈려 서로 눈치를 보며 처신에 애를 먹고 있는 중동지도자들의 동정을 살펴본다.

▲파드 사우디국왕=파드왕은 어디에 있는가? 이번 분쟁의 주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인 파드왕은 이례적으로 조용하다. 별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다 공개석상의 모습도 보기 힘들다. 부시 미대통령을 비롯한 서방지도자와 잦은 전화접촉을 갖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신속한 대응책이나 이니셔티브는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약 3주전 후세인대통령이 「시온주의자와 제국주의자의 결탁」운운하며 사우디를 간접 비난하고 나선후 예상밖으로 침묵과 소극적 자세를 보임으로써 상대적으로 후세인의 성가를 높여주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페르시아만협력회의(GCC)가 침공 48시간만에야 이를 규탄하고 나선 것이나,파드왕이 자국군에 뒤늦게 경계령을 내린 것등은 막강한 이라크의 군사력앞에 무력함을 노출시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세르ㆍ아라파트 PLO의장=이라크침공 규탄에 반대한 아랍연맹 4개국 가운데 하나인 PLO 아라파트의 태도는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사우디와 쿠웨이트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온 PLO의 입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랍권내 분쟁이 있을때마다 사우디를 편들어 온 아라파트의 변신은 그만큼 향후 PLO의 처신을 미묘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라파트의 변신은 우선 이집트 중재하에 추진돼 온 미­PLO간 대화가 부진한데 대한 실망과 알ㆍ사바 쿠웨이트국왕 정부가 40만에 달하는 쿠웨이트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무관심하다는 불만등이 그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후세인 요르단국왕=인접 이스라엘로부터의 위협,국제사회의 이라크 규탄,사담ㆍ후세인의 분노등 3중 틈바구니에서 후세인왕은 친이라크노선을 택했다. 아랍권의 「온건파」후세인왕은 이라크의 침공에 유감을 표명했을 뿐 비난의 언사는 삼가고 있다. 이라크는 지금까지 요르단을 경제적ㆍ군사적으로 지원해 왔기 때문에 후세인왕의 입장은 미묘할 수 밖에 없다. 쿠웨이트사태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등 외부개입을 경고하는가 하면 한편으로 이라크가 세운 쿠웨이트 임시정부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는등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아랍권 지도자중 처음으로 이라크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집트는 이라크ㆍ요르단ㆍ예멘 등과 함께 아랍협력회의(ACC)회원국이기 때문에 무바라크대통령으로서는 어려운 결단이었다. 더욱이 1백만명의 이집트인이 현재 이라크에서 일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무바라크대통령의 조치는 이라크로부터 보복조치를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 무바라크대통령은 이번 비난조치로 이란­이라크전중 다져진 쌍방간의 우호관계를 종식시켰으며 아울러 아랍권내 중재자로서의 지위도 포기했다. 7월말만해도 사담ㆍ후세인대통령은 무바라크대통령에게 쿠웨이트 불개입을 약속했기 때문에 우호국 이라크에 대한 실망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오잘 터키대통령=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로 서방에 있어서 전략적인 중요성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이번 사태로 미국에 대한 주요우방국으로서 지위가 재삼 부각되고 있다. 이라크의 침공을 명백히 규탄하고 나섰으나 그 구체적인 보복조치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터키영내를 통과하는 이라크 송유관의 차단을 하나의 「옵션」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터키로서는 송유관을 차단할 경우 연 4억달러의 재정수입 손실과 이라크와의 관계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알ㆍ사바 쿠웨이트국왕=피신처 사우디에서 자국민에 궐기를 호소하는등 미국의 지원하에 복귀를 노리고 있다. 알ㆍ사바국왕은 사우디나 바레인등 인접 국왕과 달리 「예언자」의 후손이 아니다. 상인ㆍ금융가ㆍ교수 등의 가계 출신으로 77년 64세로 국왕에 추대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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