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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론 강경… 부시 선택고민/이라크 응징싼 미국의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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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론 강경… 부시 선택고민/이라크 응징싼 미국의 기류

입력
1990.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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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가 무력사용 요구/외면땐 재선에 치명타/경제제재는 전세계 협력있어야 효과페르시아만의 강자 이라크대통령 후세인의 도전을 받은 부시 미대통령은 5일 강한 응전을 보냈다.

주말을 캠프 데이비드산장에서 안보담당각료 및 보좌관들과 중동대책협의로 지내고 이날 저녁 백악관으로 돌아온 그는 『이번 사태는 용인할 수 없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에서 완전 철수해야 한다』고 원점회귀를 강력히 요구했다.

부시행정부의 후세인의 팽창정책에 대한 대응책은 당초보다 강성을 띠어가고 있다.

후세인의 행동양식과 그의 정책 및 야심에 대한 회의와 불신ㆍ위협의식이 그의 쿠웨이트 점거,사우디 위협 등이 이번 사태로 극도로 높아진 것이다.

미국은 후세인의 세력신장이 정치ㆍ경제적으로 미국뿐 아니라 서방이익에 배치된다고 결론짓고 있다.

부시행정부 고위관리들은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합병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면 세계 원유매장량의 약45%를 장악,석유가격과 물량이 시장원리보다는 그의 손에서 요리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

후세인은 또한 정치적으로 반미,반서방의 연립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후세인의 쿠웨이트 합병을 허용한다면 지역강대국이 인접 약소국을 합병하는 악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냉전이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태동하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나쁜 선례의 소지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측의 일치된 견해다.

후세인의 쿠웨이트 기습침략,점거의 동기가 실질적으로 어디에 있든 그는 지금까지 그를 묵과해 온 미국을 완전한 적으로 등지게 만들었다.

워싱턴ㆍ포스트지의 짐ㆍ호글랜드 외신부장은 『쿠웨이트침략은 지역정치와 세계정치에서 하나의 분수령을 만들었다. 이것을 가능케한 것은 모든 나라들이 후세인을 저지하지 못한 때문이다』고 단언했다.

미국은 행정부,의회,학계,언론 등 각계가 「후세인의 저지」에 총의를 이루고 있다.

미 CNN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1%가 미국의 무력개입을 지지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지난 1일 쿠웨이트 침공 첫날에 『무조건 즉각 철수』를 요구했으나 『군사적인 개입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발언,군사적개입의 가능성을 배제했었다. 그러나 곧 이어 대처 영국총리와의 콜로라도 회담뒤 『모든 선택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수정했다.

이라크가 사우디 접경지역의 중립지역까지 군을 진격시키자 『어떤 형태로든 돕겠다』고 군사적개입의사를 명백히 했다. 데이비드ㆍ보렌 상원 정보위원장(민),레스ㆍ아스핀 하원 군사위원장(민) 등 야당인 민주당 중진의원들까지 사우디를 침공하면 『미국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했다. 사우디의 경우는 부시대통령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을 경우 재선에 치명적인 부채가 될 것이 분명할 정도로 의회,언론의 참전요구가 높다. 후세인도 미국의 개입가능성을 예측,사우디는 침공하지 않았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쿠웨이트로부터의 철군을 발표하고 5일 철군사진을 이라크TV를 통해 방영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은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큰 거짓말꾼』으로 낙인 찍었다.

부시 행정부의 대이라크정책는 우선 고립화정책이다. 미국이 소련과 동구권에 대해서 초기에 채택했던 정책도 자유세계로부터의 고립화정책이다. 부시대통령은 쿠웨이트침공 즉시 이라크와 쿠웨이트 재산을 동결하고,이라크의 석유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이 의도하는 고립화정책은 이라크와 그들이 지배하는 쿠웨이트산 기름의 수입을 금지,이라크의 경제를 파탄시키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수단으로 수출입 금지정책과 경제적 해안봉쇄가 제의됐다. 부시 행정부는 솔선수범에 이어 EC(유럽공동체),일본등 이라크와 쿠웨이트산 기름을 다량으로 수입하는 선진산업국에 동참을 촉구,이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또한 다른나라에 대해서도 참여를 요청했다. 해안봉쇄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산 원유의 해상수출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저지한다는 것. 유엔안보리 결의로서 유엔의 강제적 제재규정에 의거,유엔의 이름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소련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무조건의 철군』을 요구했다. 「냉전시대이후」의 새시대에 미ㆍ소가 지역분쟁에서 보여준 첫 합작품이다. 미ㆍ소의 이해일치에 따라 명실공히 유엔 이름에 의한 국제제재가 가능케 된 것이다. 이러한 미ㆍ소협력은 새시대의 지역분쟁해소의 선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제재가 실효를 거두려면 전세계가 행동통일을 해야하고 또한 피봉쇄국이 경제파탄에 굴복해야 한다. 이번 경제제재는 기름값 상승에 따른 자기희생을 감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제임스ㆍ슐레진저 전국방장관은 『행동통일이 어렵고 또한 이라크가 8년전쟁의 경제황폐를 체험한 나라이므로 실효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부시행정부는 외교ㆍ경제제재와 군사대응을 병행하려는 것 같다. 부시대통령은 체니국방장관을 사우디에 급파,사우디로부터 파병요청과 사우디기지 접근허용을 받아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은 곧 인디펜던스호,아이젠하워호,사라토가호 등 3개항모전단을 지중해와 페르시아만에 집결시킴으로써 이라크에 대해 상당한 공격력을 갖추게 됐다.

미국은 사우디 등 당해 아랍국들이 이라크에 대항할 것을 주저하는 데 좌절하고 있다. 미국은 사우디가 이라크의 쿠웨이트합병을 묵인하는 대가로 불가침약속을 얻어내는등의 형태로 유화적 타협을 하는 것을 반대한다.

그래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사태는 부시에게 어려운 선택을 안겨주고 있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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