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방법으로 정부기관을 찾아 가겠다는 것을 경찰이 막는것 무슨 이유요』『여럿이 한꺼번에 몰려 가면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니 다음에 대표분들만 찾아가도록 하십시오』
6일 낮12시30분께 30도를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사직공원앞 대로에서는 버스 1대를 세워두고 경찰과 범민족대회추진본부측의 실랑이가 짜증스럽게 계속됐다.
추진본부측 일행 40여명은 이날 평양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제3차 실무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나섰다가 경기 고양군 벽제에서 경찰의 봉쇄로 평양행이 무산되자 서울로 돌아와 항의하기 위해 통일원을 향하다 다시 정보를 입수한 경찰에 앞을 막혔다.
추진본부측은 한꺼번에 몰려가는 것이 아니라 청사에는 대표들만 들어가겠다는 주장이었으나 경찰은 이들이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어서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일 수 밖에 없었다.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의 한가운데에 버스가 서있는 바람에 교통이 거의 차단되자 시민들의 짜증은 기온만큼 높아졌고 지나가던 운전자들의 욕설도 간간이 들렸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판문점행을 3차례나 시도했던 재야인사들은 도로 한복판에서 경찰에 의해 발이 묶이자 허탈한 표정이었다.
점심시간에 사무실에서 나왔던 직장인들은 이 한심스러운 광경을 지켜보며 혀을 찼다.
결국 2시간여동안 통일원 관계자 한사람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경찰의 중재로 통일원 방문은 이루어졌지만 교통불편을 덜기 위해 차를 도로변으로 빼는 문제를 놓고도 『경찰이 먼저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차를 빼면 철수하겠다』는 실랑이와 협상이 한동안 계속돼야 했다.
분을 참지못한채 통일원으로 달려가려한 추진본부측도 문제지만 무슨 큰일이 났다고 사복전경까지 동원,도로를 차단한 경찰의 과잉대응은 전혀 공익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었다.<송용회기자>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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