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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정국구상 함께/정치지도자들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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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정국구상 함께/정치지도자들의 휴가

입력
1990.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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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표 제주서 「아이디어 건지기」 바다낚시/김대중총재 가족과 함께 영호남 횡단여행 계획/김종필위원 일 나들이 행사이후 「행적」 추측 무성/야권통합 난항 민주 이총재등은 휴가 반납6월 임시국회가 파행으로 막을 내리고 야당의 의원직 집단사퇴와 이에따른 여야간의 대화단절로 정국은 긴 방학을 맞고 있다.

여야는 9월10일 소집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대화재개를 모색하겠지만 현안에 대한 현격한 입장차이등으로 9월도 허송할 것으로 보여 정치방학은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정치권의 여야 지도자들은 저마다 정치 휴지기를 이용,하반기 정국구상에 골몰하는가 하면 나름대로 휴가를 즐기면서 일단 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시계가 선명치 못한 탓인지 정치지도자들의 바캉스는 대부분 정치숙제를 「방학일정」에 포함 시키고 있다.

○…먼저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제주도에서 8박하면서 충분한 「구상」과 충분한 「휴식」을 함께 했다.

김대표는 개헌문제및 경색정국 타개등을 위한 복안마련을 「제주도 휴가」의 첫번째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김대표는 복잡한 정치게임의 묘수찾기에 지나치게 몰두하기 보다는 머리를 식히는데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다.

김대표의 「제주휴가」에는 부인 손명순여사와 아들 손자 등 가족들도 함께 했으나 혼자서 깊은 사색에 잠기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고 측근들이 소개. 특히 최남단 마라도까지 가서 바다 낚시를 하며 「아이디어 건지기」에 몰두했고 한라산정상 등정을 통해 여당대표로서의 심호흡을 가다듬기도 했다는 것.

○…김종필최고위원은 거물급 정치인사들중 유일하게 해외나들이로 휴가를 보낸 케이스. 물론 단순한 휴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아니며 자신의 지역구인 부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미야자키(궁기)현이 일찍부터 김최고위원을 초청해 이번 기회에 백제의 유적이 많이 발굴된 남향촌을 찾아 한일 교류사의 현장을 답사한 것. 김최고위원은 이를위해 신광섭국립부여박물관장도 동행시켰는데 한국에서 가져간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등 2개의 장승과 증정비를 현지에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3일로 일정이 끝나 그이후 김최고위원의 「행적」에 대한 갖가지 추측도 무성. 김최고위원은 특히 지난 1일 출국하기 직전 여권내 핵심인사인 박철언의원과 조찬회동을 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태준최고위원은 오늘 15일부터 휴가일정이 잡혀져 있는 관계로 그동안 혼자서 당사를 지켜 왔는데 주로 서울에서 민정계의원들과 개별접촉을 갖는등 결속을 위한 거동에 나름대로 치중.

3일에는 포철을 둘러보기 위해 포항에 내려 갔다가 인근지역의 지구당을 순시하며 당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는데 최근 들어선 당내 정책관계자들과의 대화기회를 자주 갖고 충분한 여론수렴을 토대로 한 정책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각별히 당부. 박최고위원은 당초 프랑스정부로부터 양국간 경협에 이바지한 공로로 「레종도네르최고훈장」 등을 수여받기로 돼있어 진작부터 외유일정을 짜놓고 있었는데 최근의 경색된 정국분위기등을 고려,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

○…민자당의 박준병총장은 아예 휴가계획조차 짜지 않은 채 여의도 당사를 지킬 작정이고 김용환정책위의장은 6일까지 설악산에서 부부동반으로 휴가를 즐기기 위해 지난 2일 떠났다가 중동사태 소식에 3일 새벽 급거 귀경,휴가를 포기한 상태.

김동영총무는 미 필라델피아 소재의 훼이스신학대학이 수여하는 명예인문학박사 학위를 받는 한편 제13차 국제교회협의회에 참석키 위해 캐나다 뱅쿠버로 지난 4일 출국했고 김윤환정무장관은 강영훈총리의 유럽순방을 수행한 뒤 혼자 일본에 남아 일 정계지도자들과 접촉하다 4일 귀국.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가족들과 함께 영ㆍ호남을 가로지르는 휴가일정을 계획. 김총재는 경주­포항­내장사 등지를 여행코스로 잡아 손자ㆍ손녀들에게 고적답사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로 했다는 것인데 이번 휴가중 정치얘기는 일제 않기로 하고 기자들의 취재도 자제해 달라는 눈치. 김총재의 지방나들이에는 한광옥비서실장,권노갑사무차장과 김태식대변인,최재승보좌관 등도 수행할 예정인데 포항과 변산등지에서는 피서객들과 즉석대화도 가질 생각.

○…그러나 김원기ㆍ정대철특보와 김영배총무등 당내중진들은 야권통합 협상때문에 휴가를 반납키로 했는데 김특보는 『지난해에도 공안정국 때문에 휴가를 못갔는데 올해도 어렵게 됐다』며 아쉬운 표정. 조세형정책위의장은 4일부터 속초에서 열리는 「시사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신순범총장은 지역구 귀향활동으로 각각 휴가를 대신….

○…민주당의 이기택총재는 물론 야권통합 실무협상대표인 김정길 이철 노무현의원 등의 경우 여름휴가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 야권통합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휴가는 고사하고 어느해 보다도 민주당으로서는 바쁘고 더운 여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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