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생각에 잠설쳐” “북대학생들 만나러”/“통일대비 시장성 조사” “평양등 관광하겠다”방북신청접수창구에는 실향민들의 갖가지 안타까운 사연이 쌓였다. 또 실향민뿐아니라 대학생ㆍ사업가ㆍ관광목적의 젊은이 등도 적지않아 방북의 열정과 기대가 모든 국민에게 한결같은 것임을 알게했다. 방북신청의 사연과 동기를 들어본다.
▲민태보씨(85ㆍ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645의5)=함남 원산에 아내와 4남매를 두고 왔다.
1ㆍ4후퇴때 피난가려고 배를 구하러 간 사이 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피신하는 바람에 헤어졌다. 월남한 뒤에는 군생활을 했는데 이 사실이 북한에 알려지면 가족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이름도 「영순」에서 「태보」로 바꿨다. 가족들이 선산을 몰라 제사도 못지내고 있을텐데. 이번에 가면 선영부터 알려줄 생각이다.
▲황규순씨(58ㆍ운송업ㆍ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40)=황해도 연백에서 부모,5남매와 함께 살다 6ㆍ25때 단신월남했다. 『전쟁이 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장남인 너라도 몸을 피해 대를 이르라』며 눈물짓던 부모님의 얼굴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3일밤엔 가슴이 설레 한잠도 이루지 못한 채 새벽에 구청에 달려가 1착으로 접수했다.
▲송유진씨(48ㆍ사업ㆍ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2)=개성에서 부모와 살다 아버지가 서울 친척집에 나를 맡겨놓은 뒤 다시 어머니를 데리러갔다가 휴전협정이 조인돼 발이 묶이는 바람에 헤어졌다. 지금 어머니 연세가 68세로 틀림없이 살아계실 것이다. 방북이 실현될지 회의적이지만 1백분의 1의 가능성이라도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다. 통일정책에 정부가 보다 실질적이고 성의있는 태도를 보여 줄 것을 당부한다.
▲한승오군(19ㆍ경희대 회계1)=북한의 대학생들을 만나 북한사회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우리사회의 모습을 들려주고 싶다. 가족들과 상의했더니 아버지도 『북한의 학생들을 만나보면 우리 대학생들이 좀더 현실인식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권유했다. 역사에 특히 관심이 많아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을 찾아가 유물ㆍ유적을 보고싶다.
▲곽재욱씨(44ㆍ서울대 보건대학원강사ㆍ서울 중구 신당5동 164의1)=최근 교수들과 세미나중 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나온 「자연치유학」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중 바닷물과 온천수로 병을 고치는 부분에 특히 관심이 생겨 저자인 김학전ㆍ이순석교수를 만나보려고 신청했다.
▲박창대씨(31ㆍ사업ㆍ서울 구로구 고척동 142의22)=저울생산업체를 경영하고 있는데 당장은 어렵더라도 장차 통일될 경우에 대비,시장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신청했다. 실향민들의 절박한 마음을 생각하면 경제적 목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송구스럽지만 우리나라의 사업가들도 북한의 시장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연구와 준비를 해야 되리라 생각한다.
▲이미랑씨(30ㆍ여ㆍ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61의2)=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이 지난5월 독일을 다녀온 뒤 우리나라도 반드시 통일돼야 겠다는 말을 자주해 왔다. 그러던중 방북신청접수를 받는다는 말을 듣고 남편과 함께 신청했다. 15일은 휴일이므로 하루동안 평양등지를 돌아보고 같은 동포로서 생활상을 눈으로 직접 보고싶은 생각이다.
▲조성용군(18ㆍ선린상고3ㆍ서울 구로구 구로1동 636의54)=평소 교과서를 통해 알고있던 북한의 실상을 보고 같은 또래의 고등학생들을 만나보고 싶은 생각에서 접수했다. 기독교신자로서 특히 평양의 봉수교회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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