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직후 라디오 통해서만 모습 드러내/「괴뢰정부」「혁명정부」논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이라크에 의해서는 쿠웨이트 혁명세력으로,세계각국으로부터는 이라크의 괴뢰정군으로부터는 이라크의 괴뢰정권으로 지칭되는 「쿠웨이트 임시자유정부」는 과연 실재하는 것인가.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3일째로 접어든 4일 현재 「쿠웨이트 임시자유정부」는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서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사막의 허깨비」라는 인상이 짙어지고 있다.
이라크가 2일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쿠웨이트의 반왕정세력이 혁명을 일으켜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이라크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이들 반왕정세력은 이라크의 쿠웨이트점령이 이루어진 직후,라디오방송을 통해 그 「존재」를 처음 드러냈다. 첫 성명은 부패한 왕정이 타도되고 임시정부가 수립됐으며 국민의회를 해산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방송의 주파수가 쿠웨이트에서는 지금까지 전혀 사용되지 않은 것이어서 「혁명세력」이 이라크침공 이전부터 독자적으로 존재한 것이었느냐에 대한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이 때문에 「괴뢰정부」라는 각국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임시자유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쿠웨이트왕족의 재산을 몰수한다고 발표했으며 사태가 안정되는 대로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제법 혁명정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듯 했지만 「혁명성공」 3일째가 지나도록 지도자는 물론 구성원도 발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쿠웨이트 임시자유정부」는 「괴뢰정부」냐 「혁명정부」냐는 성격논쟁의 차원을 넘어 실재하느냐의 여부를 거론하는 단계로까지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쿠웨이트 반체제지도자로서 최근 알ㆍ사바국왕의 총선제의를 거부한 전 국회의장 아메드ㆍ알ㆍ사둔이 이라크로부터 정부구성을 위촉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면 「임시자유정부」는 애초부터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확신을 더해준다.
그러나 진실이 어떻든 간에 「쿠웨이트 임시자유정부」는 사담ㆍ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게는 명백하게 존재하는 「실체」일 것이다.
「쿠웨이트 임시자유정부」방송은 3일 이라크군이 5일부터 철수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또한 2백50년간 쿠웨이트를 통치해온 알ㆍ사바국왕 일가가 다시 재집권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사담ㆍ후세인이 이 「유령정부」의 구성원을 철군때까지 내세우든 못하든간에 알ㆍ사바국왕 일가가 복귀를 꾀하려 시도하려 한다면 이는 「쿠웨이트 임시자유정부」를 위협하는 요소로 간주,재개입할 명분을 삼으려 할 것은 뻔하다.
후세인에게 있어서 「쿠웨이트 자유임시정부」는 쿠웨이트에 대한 개입명분을 찾을 때마다 등장하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의 거인」과 같은 존재가 될 공산이 크다.<유동희기자>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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