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실향민… 젊은층도/“40년이산 한 풀까” 한가닥 기대/「실현 어렵다」 알지만 일단 신청방북신청접수 첫날인 4일 전국 2백73개 시ㆍ군ㆍ구청에 마련된 접수창구에는 고향방문의 부푼 기대를 안은 실향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렸다.
토요일인데도 하오6시까지 운영된 이날 접수창구앞에는 접수시작 4시간전인 상오5시부터 신청자들이 줄을 섰으나 비교적 차분하고 질서있게 접수를 마쳤다.
이날 신청자는 서울 3천2백95명 등 모두 6천6백65명으로 집계됐다.
신청자들은 대부분 60∼70대 실향민이었으나 북한실상을 직접 보겠다는 젊은층,북한주민들에게 선교를 하겠다는 종교인도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청자들은 이번에 남북교류가 실현될 것이라는 가능성에는 회의적이었으며 앞으로의 남북교류실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서울◁
서울의 22개 구청은 10∼30여명의 안내인을 배치하고 음료수,필기도구 등을 갖춰 접수절차를 안내했다.
6층 회의실에 창구를 마련한 동대문구청은 안내반ㆍ대서반ㆍ접수반ㆍ질서계도반 등 6개반을 편성하고 직원 29명을 동원,신청자들을 도왔다.
용산구청은 대강당에 5개의 접수대를 설치하고 직원 30명이 신청을 받았는데 상오7시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자 상오8시40분부터 앞당겨 접수를 시작했다.
상오5시께부터 중구청앞에서 기다리다 1착으로 신청한 김성룡씨(62ㆍ여ㆍ서울 중구 신당2동 826)는 『방북신청자가 많으면 선착순으로 제한할 것같아 일찍 나왔다』며 『48년 고향인 평북 초산에서 남편과 시부모를 따라 월남한뒤 두고온 친정부모와 동생들을 못잊어 신청을 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상오9시30분께 종로구청에 신청서를 낸 배남용씨(28ㆍ회사원ㆍ서울 종로구 옥인동 32의1)는 『한남 서천이 고향인 아버지가 끝내 고향에 못가보고 돌아가셨다』면서 『아버지를 대신해서라도 찾아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에서는 똑같이 평북 박천군 청룡면 만수동이 고향인 방온초씨(62)와 신동수씨(67)가 신청서를 내러왔다가 친구가 되기도 했다. 구청측은 황해도 개성이 고향인 송유진씨(48ㆍ수출업ㆍ여의도동 한양아파트 2동209호)가 직원들을 위해 2만원을 놓고가자 6일 한국일보에 「사랑의 쌀」 나누기 성금으로 기탁키로 했다.
▷지방◁
실향민들이 많은 인천 경기 강원 등지의 접수창구도 이른 아침부터 크게 붐볐다.
인천시 6개구청 접수창구는 신청자들로 만원이었는데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김명국씨(62ㆍ인천 북구 산곡1동 87)는 『동생 조카들을 만나보려고 상오6시에 나왔다』며 이번만은 50년소원이 이뤄지길 빌었다.
군민 6만명중 45%가 실향민인 강원 철원군 접수창구에는 문의전화도 쇄도했다.
또 부산 동래구청에 신청한 방해순씨(64ㆍ여ㆍ동래구 거제동 664)는 『6ㆍ25때 한살난 아들만 업고 월남했다』며 『생이별한 남편과 친정식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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