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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경협ㆍ수교연계 이견 좁혀/양국 정부간 공식회담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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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경협ㆍ수교연계 이견 좁혀/양국 정부간 공식회담 결산

입력
1990.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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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협정등 제도적 장치 필요성 첫 인정/경협 급진전… 수교도 비공개로 의사타진/내달 서울 회담서 줄기잡힐 듯한소수교와 경협문제를 논의한 이번 모스크바의 한소 공식회담은 양측 정부대표가 처음으로 양국간 협력방안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도출했다는 점에서 양국관계를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한소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명시적 합의는 주로 경제협력부문에 치중시킨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우리측이 경협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투자보장협정 2중과세방지협정 무역협정 등 6개 협정체결의 필요성에 대해 소련측이 이해를 표시해 사실상 이를 공식 인정하는 자세를 보였다.

소련측의 이같은 자세는 양국간 경협협상에 있어서 보다 진전된 성과로 간주될 만하며,이는 우리측이 역점을 두어온 수교문제타결에 있어서도 적지않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간의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국교정상화문제도 그간 몇차례의 비공개회담을 통해 그 방법과 시기에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빠르면 올 가을께 한소간 수교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소련측은 이번 회담대표에 포함되지 않았던 도브리닌 대통령외교정책보좌관을 참석케 하고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 별도의 요담을 갖도록해 조기수교를 추구하는 우리측 입장을 배려하기도 했다.

양국 정부대표단이 지난 3일 2차회담을 마친후 발표한 공동발표문이 『한소의 경제관계를 포함한 양국간 공동관심사에 관해 토의했다』고 밝힌 것도 경협과 국교정상화의 병행타결문제가 회담석상의 주된 줄기를 이루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경협을 법적ㆍ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협정체결에 이해를 같이한 대목은 협정체결의 외교적 관례에 비추어 볼 때 한소수교가 급진전될 수 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현지 대표단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수교를 포함한 정치적 문제에 관한 구체적 논의내용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한소 양측은 이미 합의하고 있는 조속한 수교원칙을 재확인하고 가을중 수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함께 우리 정부대표단이 소련측과 합의한 경협의 내용과 일정으로 미루어 볼 때 그동안의 공식및 개별회담을 통해 한소간 경협의 줄기를 양측이 분명히 찾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련측은 이번 회담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경협의 내용을 경제실상과 함께 솔직하고 상세하게 제시,경협협상의 진척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소련측의 이같은 적극성은 단기간내에 개방화와 경제건설을 추진해야 하는 소련의 내부사정을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소련은 오는 9월초 인민대의원회의에서 신경제정책을 확정,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대전환을 시도할 예정이며 소련정부대표단이 오는 9월께 한국을 방문,양국간 경제협력의 내용과 규모를 확정한다는 일정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는 풀이들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의 공식합의가 경제협력위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소수교의 구체적 문제가 양측간에 깊숙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의 김종인대표단장은 『지금 경제협력을 주로 논의하고 있으나 한국국민의 컨센서스를 얻지 못하면 협력의 윤곽을 잡을 수 없으므로 소련측이 한국민의 컨센서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가져달라고 촉구했다』는 말로 경협과 수교문제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강조했다.

또 김종휘 외교안보보좌관은 『김단장의 이같은 촉구에 소련측이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우리측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식회담의제에 수교문제도 포함될 수 있다고 시사했던 소련측의 그간 자세등을 감안할 때 수교문제에 대한 공식언급은 우리측으로서는 기대에 못미쳤다고 할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에 있어 양측은 우리측의 4개 관민합동실무조사단이 9월초까지 활동을 벌인뒤 9월 중순 소련대표단의 방한을 통해 경협규모와 내용을 논의한다는 일정을 합의해 놓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줄을 잇던 경협규모의 액수가 결정되겠지만 이를 둘러싼 진통으로 계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상호협력의 범위와 방향을 가시권에 올리는 성과를 거둔 만큼 우리측이 요구하는 국교정상화의 실현에 이르기까지 풀어가야 할 과제는 이제부터 본격화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양국의 이번 협상이 거두는 결실에 따라 한소관계는 한차원 높여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외교가의 진단이다.<조재용기자>

◎한소 공동발표문

①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정부 대표단과 마슬류코프 소련경제 1부총리 겸 국가경제계획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소련정부대표단은 2일부터 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개최했다 ②양국 대표단은 한소의 경제관계를 포함한 양국간 공동관심사에 관해 논의했다 ⑬한국대표단은 소련연방정부 관계부처를 방문,관계장관 및 실무자들과도 실무개별회의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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