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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세계석유시장 지배어렵다/「OPEC맹주국」 부상이후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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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세계석유시장 지배어렵다/「OPEC맹주국」 부상이후의 앞날은

입력
1990.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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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초과 상태 역전전망 없어/사우디,「수명」역점 고유가 반대/OPEC비중도 낮아져… 「야마니식 위세」불가능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쿠웨이트정복은 중동의 지역적 정치질서를 파괴했을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불안을 투영시키고 있다.

앞으로 세계석유시장에 파란이 오지 않을 것인가,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주도했던 70년대의 석유쇼크가 재연되지 않을 것인가. 후세인의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적인 폭력행사에 범세계적인 거부반응이 나타나고 있는데는 경제불안에 대한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후세인의 이번 쿠웨이트 침략목적은 돈과 영향력이다. 그가 힘을 행사,번개처럼 집어삼킨 쿠웨이트를 소화시키기만 했다면 일격에 돈과 영향력을 다 얻은 것이다.

석유매장량이 1천9백90억배럴(이라크 1천억배럴,쿠웨이트 9백90억배럴)로 늘어 OPEC회원국 전체 매장량의 25%를 차지하게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2천5백50억배럴)에만 뒤지는 OPEC내 제2위의 석유매장국이 되는 것이다. 1일 생산쿼타량도 약 4백50만배럴(쿠웨이트 1백60만배럴 포함)로 증대,OPEC전체 생산량(2천3백50만배럴)의 19%가 된다.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5백40만배럴)보다는 뒤지나 지난 8년간 전쟁상대국이었던 이란보다는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미국의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기름세입금이 2백88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침공전 쿠웨이트와의 협상에서 ▲유가하락방지를 위한 국별 생산쿼타 준수 ▲대이란전 쿠웨이트부채 1백50억달러내지 2백억달러의 면제 ▲페르시아만의 전략요충 부비얀도 반환 등 돈과 영토를 요구했었다.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합병할 수 있다면 이러한 요구사항들은 자연히 관철되는 셈이다. 미ㆍ소 등 초강대국들과 이집트 등 지역경쟁국들은 그의 쿠웨이트 식민화를 허용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후세인은 철수이전에 자신 손아귀에 노는 괴뢰정권을 세워놓거나 아니면 자신의 요구사항을 어떤 형태로든 관철시킬 것을 시도한 것이다.

어떻든 후세인은 현 시점에서는 OPEC의 「초강자」가 됐다. 70년대 오일쇼크때는 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종주국」역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90년에는 중동의 최대군사강국(이스라엘 제외)인 후세인의 이라크가 힘을 배경으로 실력자가 됐다. 후세인은 전쟁복구,대이란전중 차입한 외채의 상환 등 막대한 소요자금조달을 위해 기름수입의 증대가 절실한 형편이다.

그는 쿠웨이트침공 이전에도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쿼타초과생산을 규탄하는가 하면 유가의 인상을 선포했다.

후세인이 고유가정책을 밀어붙일 것인가.

OPEC가 그의 위협에 굴복,이를 따라 갈 것인가. OPEC가 70년대와 같은 시장 지배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인가.

73ㆍ74년과 79년 오일쇼크때는 세계경제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상 야마니의 혀끝에서 일희일비했다. 그러나 다행히 그동안 석유시장이 생산과 소비양측에서 구조적으로 변화,후세인이 야마니와 같은 영향력을 휘두를 수 없게 됐다.

석유시장은 현재 생산과잉이다. 과거 10여년 동안의 공급초과추세가 갑자기 역전될 전망은 없다. 비OPEC국가들의 유전개발증대 등으로 지금은 OPEC국들의 생산량을 앞지르고 있다. 유가의 하락으로 생산능력의 상당부분이 운휴하고 있다.

또한 기존재고량이 상당하다. 엑손사의 추산에 따르면 세계재고는 정상수요보다 1억5천만배럴내지 2억배럴이 초과되는 양이다.

쿠웨이트 1일 생산쿼타량(1백50만배럴)의 1백일내지 1백30일분 물량이다.

기름시장은 지난 오일쇼크이후 계속 소비자시장이다. OPEC에 기름값을 떠받치기 위해 생산쿼타를 할당해 오지만 일부 OPEC국 자체의 초과생산등 반칙과 비OPEC국의 공급물량 때문에 가격지지의 실효가 크지 않다. 또한 기름의 가격정책에 대해 OPEC회원국 자체내에 이견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와 같이 매장량이 많고 또한 유류업종을 다원화하고 투자를 다국적으로 다업종에서 광범하게 확산해 놓고 있는 산유국들은 저유가정책을 지지한다. 소득원을 다양화,세입의 유류의존도를 낮춘 이들 국가들은 기름의 주종에너지원으로서의 수명연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기름수명을 21세기까지 연장하려 한다. 그러나 이라크처럼 생산에만 의존하고 있는 산유국들은 경제개발,전쟁복구 등 당면한 정책실현의 자금조달을 위해 고유가,고생산정책을 선호한다.

이라크의 후세인이 OPEC에 군림한다해도 세계석유시장의 수급법칙까지 지배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은 그가 취득한 전리품 쿠웨이트를 보지할 수 있을 지 그 자체가 크게 회의적이다.

미 여론의 81%가 이라크에의 군사적 개입을 지지한 것도 후세인의 앞날에 커다란 변수이기도 하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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