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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벽돌ㆍ블록 나돈다/시멘트품귀 장기화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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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벽돌ㆍ블록 나돈다/시멘트품귀 장기화 부작용

입력
1990.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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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가루ㆍ모래 많이 섞어 툭하면 반동강/값은 배로… 항의하면 그나마 공급끊어/건물 붕괴위험… 단속시급시멘트품귀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시멘트벽돌과 블록,레미콘 등의 건자재에 불량품이 많이 나돌아 부실공사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멘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지자 시멘트벽돌 생산업체들은 시멘트함량을 줄여 벽돌을 만들거나 제대로 양생도 하지 않은채 내다팔고 있다.

건축업자들은 불량품인줄 알면서도 그나마 공급받기가 어려운데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비용이 더들것을 우려,항의도 하지못한채 불량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실정이다.

시멘트벽돌을 1천장 생산할 경우 A급은 시멘트 4백13㎏,모래 1.48㎥,B급은 3백55㎏과 1.52㎥,C급은 3백6㎏과 1.55㎥를 섞도록 배합기준이 정해져 있으나 일부 업체들은 시멘트를 30∼50㎏씩 덜 섞는 대신 모래나 값이 싸고 시멘트색과 비슷한 석분(돌가루)을 넣고 있다.

또 일부업자들은 품질이 훨씬 떨어지고 가격이 싼 중국산 시멘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업체는 공장의 야적장에 버젓이 석분을 쌓아둔채 작업을 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상가건물을 신축중인 한모씨(35)는 『벽돌을 사용해보면 반으로 동강나는 경우가 예전의 4∼5배로 늘었다』며 『겉만봐도 벽돌 블록에 시멘트가 20∼30%가량 덜 들어간 것같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3층상가건물을 짓고있는 건축업자 이모씨(40)도 『벽돌을 부릴때 예전에 1백개중 3∼4개가 깨지던 것이 최근에는 15∼20개씩 깨진다』면서 『생산업자들이 10일정도의 양생기간을 어기고 2∼3일만에 채 굳지도 않은 벽돌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서 상가건물을 짓고있는 박모씨(53)는 얼마전 주문한 벽돌이 쉽게 깨져 거래처에 항의했다가 한동안 벽돌공급을 못받는 바람에 찾아가 통사정한 끝에 겨우 다시 공급을 받았다.

시멘트벽돌은 이처럼 품질이 떨어졌는데도 값이 크게 올라 25원이던 벽돌 1장이 50원으로 껑충 뛰었으며 블록도 담장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6인치 규격이 2백40원대에서 4백원까지 2배넘게 올랐다.

경기도경의 한 간부는 『불량자재를 쓸 경우 부실공사 등 각종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으나 행정처분외에 형사처벌할 단속법규가 없다』면서 『전국적인 일제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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