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역 제거…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 노려/아랍 온건국들 침묵… 경제제재만이 해결 길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제5차 중동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
이스라엘은 아랍권에서도 자신들에게 가장 적대적이던 이라크가 같은 아랍국인 쿠웨이트를 전격 침략한 사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은 특히 이라크의 다음 공격목표가 요르단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라크사이에 위치한 요르단은 그동안 중동에서 적대적인 양국사이에서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맡아왔다.
따라서 이라크의 요르단 침공이나 요르단에 대한 이라크의 무력시위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동경주재 이스라엘대사관의 한국담당 참사관인 데이비드ㆍ다니엘리씨(42)는 3일 서울에서 본보와 가진 단독회견을 통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중동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다니엘리참사관과의 일문일답.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이라크는 같은 아랍국이며 인근 약소국인 쿠웨이트를 유린함으로써 그들의 정체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근대 역사상 아랍국이 같은 아랍을 침공한 예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라크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대해 경고해 왔다. 이번 사태는 사담ㆍ후세인 대통령정권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가를 잘 드러냈다』
이라크의 군사행동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도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이라크는 몇달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해 쓸어버리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들은 이란이라크전 기간중 이란군에 부역했다는 혐의로 자국민들에게까지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더구나 이번 사태를 보면 이라크의 군사위협은 단순한 공갈로만 끝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다른 아랍국들의 반응은 어떤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요르단등 온건 아랍국들은 사담ㆍ후세인의 분노가 무섭기 때문에 이라크의 행동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점에서만 본다면 이라크의 목표는 이미 달성된 셈이다』
쿠웨이트의 장래는 어떻게 보나.
『이라크군은 조만간 쿠웨이트를 떠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라크가 그동안 영유권을 주장해온 부비얀도와 일부 유전지대에는 당분간 병력을 잔류시킬 공산이 크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라크가 어떠한 명분을 걸고 쿠웨이트의 꼭두각시정권에 간섭하느냐일 것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없는가.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이라크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제재조치는 모든 나라들이 공동으로 이라크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또한 아랍연맹의 중재노력도 사태해결에 커다란 공헌을 하게될 것이다』
소련의 역할은.
『중동지역에서 소련의 영향력은 아주 미미하다. 소련이 이라크와 무기판매협정을 맺고 있으나 최근에는 이라크에 대한 무기판매에 있어서도 현금을 요구하는등 실리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추세다』
사담ㆍ후세인의 실각 가능성은.
『현제로선 전무하다. 그는 취임이래 강력한 정보공작정치를 펴왔다. 그는 군부와 비밀경찰을 완전 장악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쿠데타에 대비해 정예전투병력인 대통령수비대를 거느리고 있다』<이상석기자>이상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