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발행되는 「일본포럼」이라는 계간잡지 여름호는 작가출신의 아버지 정치인이 기자출신의 아들 정치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하고 있다. 아버지는 유명한 이시하라ㆍ신타로(석원신태랑) 중의원 의원이고 아들은 이시하라ㆍ노부테루(석원신황) 중의원 의원이다. 이들 부자는 지난 2월 선거구는 다르지만 같은 동경에서 당선되어 화제를 모았었다.이시하라의원은 이 편지에서 정치의 선배로서,동료의원으로서,어버이로서의 많은 충고를 하고 있어 일본정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정치인들에게도 경청할만한 참고가 될 것 같아 주요 대목을 몇개 소개한다.
『내가 기자시절의 너에게 언제나 한말은,결코 정치의 기묘한 선무당이 되지 말라는 것이었다. 국회안에 죽치고 앉아 있는 기자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태반이 일본정치의 나쁜 습관에 말려들고 중독되어 일본정치의 실태에 대한 정당한 비평정신을 잃고 말았다는 사실도 틀림없이 일본정치의 불모성의 요인중의 하나일 것이다』
『문제는 일본 정치인들의 충성의 대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국정에 뜻을 둔 이상 정치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해야 하는데 정당이나 파벌의 틀에 박혀 자승자박이 되고 국가에 대한 충성은 2차 3차적인 것이 되고만다. 파벌에 대한 부질없는 충성과 봉사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서,곧 보신을 위해서 하는 것일 뿐이다.
자민당내의 파벌의 존재이유가 그대로 국가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한 주객의 전도가 얼마나 일본의 정치를 황폐화시키고 직접 간접으로 국민에게 폐해를 끼쳐 왔나를 너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짐으로써 소비자이며 납세자인 자신의 환경을 통해서 새삼스럽게 자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각 정당안에는 여러가지 이론이 있는데 그 이론은 일원적으로 통일할 필요는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의회처럼 교차투표를 함으로써 국회나 정당에서의 논의를 보다 건전하고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논리도 아닌 주장이 결과적으로 일본을 고립시킨다는 것을 우리들은 잘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정당안에서 여러가지 발언이 허용되는 일이야말로,기존의 모든 정당의 타락과 정체의 타파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너를 포함한 새로운 정치인들에게 당이나 파벌속에서 해이되는 일이 없이,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의견이라도 스스로 믿는바를 분명하게 말해주기 바란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치전반에 걸쳐 더 생산적인 논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은 더욱 독자적인 발상으로 독자적인 조사를 하고,독자적으로 공부할 시대가 온 것이다. 대뇌생리학적으로 유연하고 싱싱한 발상력을 가진 젊은세대의 정치인이야말로 앞으로 일본이 가져야 할 정치의 틀을 만들고 그것을 위한 논쟁을 주도해 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네가 새정치의 물꼬를 틀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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